최근 공개 모집 방식에다 실연평가를 거쳐 대구시립합창단 예술감독이 내정됐다. 이달 말부터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예술감독 선임을 위한 실연평가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선임 방식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대구시는 지난 2월부터 시립예술단 산하 대구시립합창단‧국악단‧무용단‧극단·시향 등 모두 5개 단체의 예술감독 채용에 나섰다. 채용 방식은 모두 '공개 모집'으로 동일했지만, 세부적인 채용 과정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바로 '실연 평가'다.
국악단, 무용단, 극단은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전형을 거쳐 대구시장이 위촉하는 방식이었던 반면 시향과 합창단의 경우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전형을 통해 선발된 3배수 이내 응모자를 대상으로 실연 지휘 심사가 과정에 포함돼 있다.
실연 지휘 심사가 없던 국악단, 무용단, 극단의 예술감독은 지난 4월 선임됐지만, 시립합창단은 현재 내정자에 대한 결격사유 심사가 진행되고 있고, 시향은 이달 말부터 3차례의 실연평가를 거친 후 다음 달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특히 시향의 경우 1차 공모에서 단 1명의 후보자만이 면접을 봤지만, 이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2차 공모를 통해 현재 3명의 최종 후보자가 실연 평가를 앞두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이 공개모집과 실연평가 방법을 택한 것은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함이다. 그간 지역 문화예술기관장 공모가 있을 때마다 '회전문 인사', '내정설' 등의 뒷말이 무성했던 것에 대한 강구책인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갑론을박은 끊이지 않고 있다. 공모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은 "실력있는 사람들이 공모방식에 지원하기 부담스러울 뿐더러, 진정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 A씨는 "공모방식을 진행하면, '누가 누가 지원했다더라'는 소문이 문화계 사람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하게 퍼진다. 붙으면 다행이지만, 만약 떨어지면 체면을 구기는 꼴이 되는 것"이라며 "더구나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알려지는 합창단과 시향의 예술감독 지원자들은 그 부담이 훨씬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화계 관계자 B씨는 "공모를 하더라도 추천 방식과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입김은 충분히 작용할 수 있다. 정확한 심사위원들의 신상, 평가내용, 점수 등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공정'을 외치는 것은 믿을 수 없다"며 "공모를 불공정하다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공정하다고도 절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C씨는 "기존에 하던 추천 방식이든, 공모방식이든 100% 공정한 방식은 있을 수 없다"며 "다만 어떤 방식으로든 취임한 예술감독이 출중한 실력을 보여준다면, 무성한 뒷말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문예진흥원 관계자는 "처음 시도하는 방식이다 보니 일부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최대한 공정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추후에 여러 의견을 수렴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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