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서공단 핵심부지’ 희성전자 야구장 터 마냥 놀리나?

대구시, 희성전자 측에 LG 계열사 유치 제안
지역에선 “생산 케파 부족한 지역업체에 분양해야”
희성전자 “활용방안 찾고 있다”

대구 달서구 성서3차산업단지 내 희성전자 부지 전경. 왼쪽에 보이는 곳이 야구장. 매일신문DB
대구 달서구 성서3차산업단지 내 희성전자 부지 전경. 왼쪽에 보이는 곳이 야구장. 매일신문DB

최근 희성전자가 제1공장 부지를 매각하고 제2공장으로 이전(매일신문 4월 23일 단독보도)하기로 하면서 2공장 내 야구장 부지 활용을 더는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매각을 계기로 대구 성서산업단지의 핵심부지인 희성전자 야구장 부지가 생산 기능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 간부급 관계자는 최근 희성전자 측을 찾아 야구장 부지 활용방안으로 LG 계열사 또는 R&D센터 유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방계기업인 희성전자가 LG 계열사 유치에 나서면, 부지 매각 시 시세차익 비판도 일부분 회피할 수 있고 시로서는 대기업 유치라는 명분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희성전자 야구장 부지는 도심산단 부지 중에서도 노른자위 땅이다. 언제까지 야구장으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라 최근 희성전자 측에 LG 본사 차원에서 활용방안을 들여다볼 수 있을지 검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현재 희성전자 2공장 부지는 전체 약 10만2천㎡ 중 30%에만 공장이 건립돼 있고 나머지는 야구장이 들어서 있다. 지난 4월 희성전자는 1공장 부지를 지식산업센터 개발업체에 매각하고 일부 생산시설을 2공장으로 옮기기로 했지만, 야구장은 그대로 존치된다.

희성전자는 지난 2004년 대구시로부터 옛 삼성상용차 부지를 조성원가 이하로 특별 분양받았고, 이곳 일부에 2공장을 지었다. 이후 2011년까지 별다른 투자가 없자 시는 부지 반환을 요구했고, 희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지만 생산시설 대신 야구장을 지어 논란을 빚었다. 그간 삼성상용차 부지에 입주한 15개 업체 중 희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은 손바뀜이 진행됐다.

지역업계에서는 대구시가 지금이라도 2공장 부지를 생산케파가 부족한 지역업체에 돌려주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산케파 필요로 옛 삼성상용차 부지 일부를 사들이려다 업종제한에 걸려 실패했다는 한 지역기업 대표는 "사업 확장으로 추가 생산시설이 필요한 지역업체가 수없이 많다. 일부기업은 대구 도심에서 부지를 못 찾아 경북 등 외곽으로 떠나기도 하는 실정"이라며 "대구시는 이제라도 대기업 유치에 목매지 말고 놀고 있는 도심산단을 지역업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희성전자 측은 자체적인 검토를 계속하면서 야구장 부지 활용방안을 찾고 있다는 입장이다. 희성전자 관계자는 "매년 사업계획을 검토하면서 야구장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시가 제안한 LG 계열사 유치에 대해서는 (방계사 내) 부지 매각 시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역기업에 매각은 시만 동의해 준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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