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을 맞아 대구 수성구 파크골프장과 패밀리공원에 이용객이 몰리면서 인근 29가구가 거주하는 작은 마을이 시민들의 무단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용객보다 주차 공간이 부족한 탓에 주변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면서 지역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30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수성구 고모동 팔현마을.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부터 도로 한쪽에 차량이 빼곡했다. 팔현마을은 수성구 시지 지역과 호텔인터불고를 연결하는 팔현로에 자리 잡은 마을이다. 29가구·55명이 사는 마을을 중심으로 약 450m 반경 안에 수성패밀리파크, 수성파크골프장, 팔현파크골프장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날도 수성파크골프장에서 수성패밀리파크로 이어지는 300m 이면도로에 승용차 10여 대가 나란히 주차됐다. 주차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어린이물놀이장과 풋살경기장 등이 있는 가족공원인 수성패밀리파크 정문에서 팔현마을 방향으로 난 600m 길이의 왕복 2차로 갓길도 마찬가지였다.
수성구 내 파크골프장은 '팔현파크골프장'과 '수성파크골프장' 두 곳이 있다. 두 곳 모두 수성구 고모동에 있으며 팔현구장은 수성패밀리파크 내에, 수성구장은 수성패밀리파크에서 북쪽으로 100m 떨어진 금호강 둔치에서 운영하고 있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팔현구장과 수성구장의 주말 하루 이용객은 650명~800명 수준이다. 수성파크골프장에는 54대를 주차할 수 있고 패밀리파크도 인근 주차장을 포함해 182대 정도를 수용할 수 있지만, 몰려드는 이용객을 감당하기엔 부족하다. 이달 1일부터는 공원에 물놀이장도 개장하면서 주차난이 더 심화하고 있다.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 A(72) 씨는 "주말이면 파크골프장이랑 공원을 찾는 사람들로 인해 주차 대란이 벌어진다"며 "진입로와 진출로가 같아 파크골프가 끝나는 시간이면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트럭은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두 자녀와 함께 물놀이장을 찾은 B(42) 씨도 "물놀이장이 개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모처럼 가족과 함께 왔는데, 주차 공간이 없어 갓길에 대고 걸어왔다"며 "주말마다 이렇게 혼잡하면 이용에 차질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성구청은 주차난 해소를 위해 대구시와 논의를 거쳐 패밀리파크 옆 팔현빗물펌프장 유수지(인공 저수지)를 주차 부지로 제공한다. 8천981㎡의 면적에 차량 150여대를 주차할 수 있다.
문제는 물놀이장으로 사람이 몰리는 우수기(5~10월)에는 개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찾은 펌프장은 굳게 닫혀 있었고, 펌프장 내 유수지에는 그간의 장마로 인해 빗물이 여기저기 고여 있었다. 시민들은 우수기라도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설을 운영하는 대구시는 재난 관련 시설을 함부로 개방할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노창학 대구시 배수운영과장은 "우수기에 개방하면 수난사고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현재로선 어렵다"며 "구청이 다른 부지를 매입해서 주차장을 조성하는 등의 대안이 더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주변 부지를 매입할 만한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한여름이 다가오면 주말 오후에는 파크골프장 이용객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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