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창섭·장필준, 뒷문 닫아보자…삼성 불펜 새 구심점 기대

올 시즌 선발 전환 도전 실패 공통점
양, 싸움닭 기질 전력투구 장점…장, 최근 강속구 뿌리며 활약

최근 불펜으로 나서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장필준(왼쪽)과 양창섭
최근 불펜으로 나서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장필준(왼쪽)과 양창섭

철벽을 자랑하던 옛 모습은 없다. 그래도 프로야구를 계속해야 한다면 이 대신 잇몸으로 버텨야 한다. 뒷문이 헐거워진 삼성 라이온즈 얘기다. 양창섭, 장필준 등 가용 자원을 최대한 재정비하고 다시 배치해 활용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삼성은 불펜이 약해 고전 중이다. 경기 초반 앞선다 해도 안심하기 힘들다. 뒷문이 헐거워 역전패가 잦아졌다. 12일 경기 전까지 삼성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5.01로 9위에 머물고 있다. 과거 마무리 오승환을 정점으로 위용을 자랑하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허물어지는 돌담을 정비하려면 제쳐뒀던 돌들도 다시 챙겨봐야 한다. 트레이드를 하지 않는 이상 기존 자원 중에서 찾아 쓰는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선발 도전에서 고배를 마신 양창섭과 장필준은 힘든 시기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존재들이다.

양창섭은 2018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였다. 프로 입성 첫 해부터 7승을 거두며 미래 선발감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복귀한 2020년 이후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 5선발을 찾지 못한 삼성은 양창섭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선발로 4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이 12.12에 이르렀다. 2군에서 한 차례 재정비하고 다시 마운드에 섰으나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말 2군에서 양창섭을 다시 불러 올린 삼성이 그를 불펜으로 활용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싸움닭 기질이 있는 데다 짧은 이닝을 전력으로 던지다 보니 선발로 나서 힘을 안배해야 할 때보다 구위도 좋아졌다.

불펜으로 나선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3.72로 선발 때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선발 경험이 있다 보니 1이닝 이상 길게 던지는 '롱릴리프' 역할도 가능하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한 이닝을 전력 투구할 때 구위가 좋다. 정신적으로도 강하다. 당분간은 중간 계투로 써야 할 듯하다"고 했다.

전직 마무리에겐 올 시즌 초반도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장필준은 선발 한 자리를 노렸으나 실패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불펜으로 다시 1군 무대를 밟았다. 지난 4월 2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이달 8일 1군에 다시 등록됐다.

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장필준은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마운드에 섰다. 삼성이 8대0으로 여유 있게 앞서고 있어 부담이 적긴 했으나 이날 장필준의 투구(1이닝 2피안타 무실점)는 인상적이었다. 시속 150㎞에 달하는 강속구를 연거푸 뿌렸다.

장필준은 불펜에서 잔뼈가 굵었다. 2017시즌엔 마무리 역할을 맡아 21세이브를 기록했다. 2019시즌엔 15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후 주춤했다. 올 시즌엔 선발 시험대에 올랐다. 본인이 선발을 원했고 삼성도 선발이 필요했던 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오승환은 예전만 못하고 우규민도 기대만큼은 아니다. 좌완 이승현과 우완 이승현도 믿음을 주기엔 아직 부족하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김태훈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상무에서 전역한 최지광도 100% 상태라 하기 어렵다. 이럴 때 장필준이 불펜에서 강력한 공을 던져주면 삼성에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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