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헤라자드 사서의 별별책] <78> 뜨거운 미래에 보내는 편지

대니얼 셰럴 지음·허형은 옮김/ 창비 펴냄

대니얼 셰럴 지음·허형은 옮김/ 창비 펴냄
대니얼 셰럴 지음·허형은 옮김/ 창비 펴냄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고백하자면 사실 기후위기에 별 관심이 없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도 순전히 업무의 한 과정에서 우연히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뜨거운 미래에 보내는 편지'는 1990년생 기후변화 활동가이자 조직가인 대니얼 셰널의 첫 번째 책으로 제목 그대로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의 자녀를 위해 보내는 편지를 담은 책이다. 그래서 기후위기에 대한 정보 제공, 구체적인 해결 방안 제시보다는 환경 운동에 참여한 이유와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감정을 느끼고 생각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인 대니얼 셰널은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 국제사회 지도자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전화 걸기 운동부터 시작해 환경운동 연합기구에서 일하는 등 적극적으로 글로벌 기후 행동 운동에 참여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분노, 무력감 슬픔과, 절망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포기하지 않고 맹목적 낙관주의와 좌절감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 살아가는 법을 찾는다. 그리고 자신이 기후변화로 인해 느낀 감정과 발자취를 돌아보고 「뜨거운 미래에 보내는 편지」를 쓰게 된다.

편지의 내용 중에서 가장 와 닿았던 것은 종말이 언제가 됐든 어떤 형태로도 오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다음 세대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지금의 문제를 직시하라는 것이었다. 사실 기후위기 라는 무거운 주제를 회피하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약간 뜨끔했던 것 같다.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에 썼듯이 미래에 일어날 일을 모르지만, 우리에겐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만들어갈 책임이 있다는 말에도 공감이 갔다.

서평을 쓰느라 책을 다시 읽으면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1962년 무분별한 살충제, 제초제 등이 자연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서술한 '침묵의 봄'은 DDT 금지 등 환경보호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뜨거운 미래에 보내는 편지'가 그러한 책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와 같은 책을 읽고 작은 실천을 통해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먼 미래의 일로만 생각했던 기후변화가 이상기온 현상, 해양 생태계 변화 등 여러 가지 현상으로 인해 이제야 직접적으로 지금 지구를 살아가는 세대의 문제라고 인식이 되는 것 같다. 우리 세대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 대답을 찾기 원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뜨거운 미래에 보내는 편지」를 권하고 싶다.

전이슬 경상북도교육청 영덕도서관 사서
전이슬 경상북도교육청 영덕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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