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서 대구경북(TK)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대거 교체된다는 이른바 'TK 물갈이론'에 현역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 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높은 탓에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인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TK 물갈이론의 자제를 당부한 데 이어 김재원 최고위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에서 "솔직히 제 개인적으로는 늘 반대해 왔던 입장"이라며 "(물갈이 후) 온 분이 정말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영웅 같은 분들이 온 것이 아니고 또 그저 그만그만한 분들이 오셨다. 경북은 지금 최다선 의원이 재선"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현재는 아주 특수한 상황인 게 주민들은 지금 '국회의원들이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 교체해 달라' 이런 요구가 실제로 있다"면서도 "모든 것을 조화롭게 가야 되는데 너무 TK 물갈이라는 것으로 공천 때가 되면 아비규환의 현장을 만들어버린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원권 정지 상태임에도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경북 3선 의원 출신으로서 4선 도전을 앞두고 TK 물갈이론에 적극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김 최고위원이 인정한 것처럼 현역 국회의원 교체를 요구하는 지역민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TK 물갈이론이 일각의 주장이 아니라 생생한 밑바닥 민심이라는 게 현역들의 반박을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매일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 3일 대구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교체되는 것이 더 낫다'는 응답은 48.1%였다. '한 번 더 하는 것이 낫다'는 응답(28.3%)보다 19.8%포인트(p) 높았다.
같은 기간 경북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천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에서도 '교체되는 것이 더 낫다'는 응답이 48.5%였다. '한 번 더 하는 것이 낫다'는 응답(32.6%)보다 15.9%p 높았다.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김 의원이나 김 최고위원처럼 TK 물갈이론에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현역이 소수에 불과한 이유다.
최근 TK 정치권은 물갈이 여론을 강하게 의식, 지역구 표밭 관리에 전념하고 있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검사공천설, 친박계 출마설, 낙하선 공천설까지 제기되는 등 물갈이론을 제압할 활로 찾기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교수는 "김기현 대표가 시스템 공천을 강조함으로 인해 TK 정치권이 일제히 경선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앙정치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TK 현역들의 인적 쇄신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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