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국내 집중호우 상황에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것과 관련, "그날이 아니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 우크라이나 출발 전 국내 집중호우 상황에 대한 우려로 취소 여부를 검토한 바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저께 저녁 그 시간이 아니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기회는 아마도 전쟁이 끝날 때까지 없을 것처럼 보였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당장 윤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 해도 그 상황을 크게 바꿀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수시로 보고를 받으시고 필요한 지침을 내리는 건 필요하겠다 생각해 하루에 한 번 이상 계속 모니터링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방문 당시 국내 수해 관련 회의나 지시 때문에 취소·축소한 일정이 있는지'에 대해선 "박물관 방문, 양국정상 친교 일정 등 몇 가지 줄였다. 한국 수해 상황 고려했을 때 현장 지휘도 필요했고, 양해를 구하고 공동언론발표 직전에 별도 화상회의 통해 국내 중대본과 연결, 보고 받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시 이동 루트와 관련해선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우크라이나를 찾은 정상이 됐다. G7 정상 대부분 같은 루트로밖에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자세히 얘기하면 앞으로 다른 정상들이 방문할 때 힘들어질 수가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어쨌든 가는 길이 험난하다. 우크라이나의 서쪽 국경 중에 가장 안전한 폴란드 접경지를 택했다"며 "열차가 지나가는 루트도 계속 러시아의 불규칙적인 폭격과 드론으로 이어지는 곳"이라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 방문 중 위험하거나 불안전한 상황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대해선 "다행히 경호에서 현장 계속 체크를 해 발생하지 않았다"며 "다만 노후화된 철도 노선 설비 때문에 기차가 자주 흔들려 마시고 있던 음료수가 가끔 엎어지는 불안정한 상황은 있었다"고 답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과 관련, 지난 5월 젤렌스카 여사의 서울 방문 때 젤렌스키 대통령의 초청 친서를 전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임박해 출국 며칠 전에 외교 채널을 통해 다시 초청이 왔다"며 "그러나 섣불리 결정을 할 수 없었던 것이 국가원수의 신변 안전과 경호 문제가 녹록지 않았고 중대한 국가안보 사안들이 얽혀 있었기 때문에 준비는 해놓고 떠났지만 마지막 결정은 하지 못한 채로 출국했다"고 말했다.
이어 "폴란드 방문 마지막 날인 14일 오후 계획을 수립한 사실 자체가 알려지거나 우크라이나, 폴란드, 한국 삼각협력체제의 어떤 문제가 조금이라도 발생하면 갈 수 없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종 점검 후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방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국제회의 때나 제3국에서 양국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도 있었지만 직접 방문을 택한 이유에 대해선 "직접 가서 현장을 확인할 때 보다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 상황을 평가할 수 있고, 피부로 느끼면서 우크라이나에 뭐가 필요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을 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식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무엇보다 윤 정부의 가치 외교 및 책임 외교의 실천 기조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그리고 글로벌 차원에서 긴밀하게 연대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방문 때 항공기, 육로, 기차편 등을 모두 이용해 편도 14시간이나 걸려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가는데 14시간, 오는데 13시간 등 이동하는데 왕복 총 27시간 걸렸는데 우크라이나 현지에 체류한 시간은 11시간"이라며 "이동시간이 체류시간보다 배 이상 많이 걸렸고 길도 험난했지만 어려운 결정을 해서 다녀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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