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11시쯤 찾은 동대구역은 열차 지연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계속 이어졌다.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수시로 휴대전화나 전광판을 들여다보며 혹여나 자신이 타는 열차 운행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휴대전화와 전광판을 번갈아 보던 A(48) 씨는 "아들이 KTX를 타고 서울에서 동대구역으로 오고 있다. 도착 예정 시간이 11시 10분인데, 20분이 넘어도 도착하지 않고 있다"며 "자고 있는지 전화도 받지 않아 혹여나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집중호우로 중지됐던 열차 운행이 17일부터 일부 재개됐지만 상당수 노선은 지반 약화와 토사 유입 우려 등으로 '최소 수준'으로 운행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코레일은 일부 구간 제외한 KTX 운행을 정상화하고, SRT도 전 구간에서 정상 운행한다고 17일 밝혔다. KTX는 일반열차 선로를 이용하는 경부선의 수원·서대전 경유 구간과 중앙선(청량리~안동)·중부내륙선(부발~충주) 구간에서 운행이 멈췄다.
새마을호, 무궁화호, ITX-새마을 등 일반 열차도 마찬가지다. 경부선 서울-대전, 대전-부산 구간과 경전선 동대구-진주 구간의 운행이 재개됐고 동대구에서 태화강·포항·부산 부전역을 오가는 대구선도 최소 수준으로 운행한다. 중앙·장항·호남·충북·영동·태백·경북선 등 그 외 노선은 지반 약화, 토사 유입 우려 등으로 일반열차 운행을 계속 중지한다.
운행이 재개된 KTX와 SRT 열차도 속도를 평소보다 10% 정도 감속하며 대부분 10~20분 이상 지연됐다. 급히 일이 생겨 포항으로 가는 KTX-산천 열차를 예매했다는 B(38) 씨는 "처음에 14분 정도 지연됐다가 25분 지연으로 더 늦어졌다"며 "얼마나 더 늦어질지 몰라 마냥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코레일은 서행에 따른 지연은 최소한 18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운행이 중지된 노선도 최소 30일에서 길게는 60일까지 복구가 필요해 장기간 운행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레일 관계자는 "호우가 집중돼 철도가 놓인 바닥이 유실된 노선은 기상과 선로 상황에 따라 추가로 열차 운행이 지연될 수 있다"며 "운행이 중지된 열차 승차권은 위약금 없이 자동으로 반환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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