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상주의 1천 년 호국역사

삼국시대부터 한국전쟁까지 숱한 위기 역전시킨 육군의 성지
김홍배 상주문화원장(예비역 육군 소장)

김홍배 상주문화원장(예비역 육군 소장)
김홍배 상주문화원장(예비역 육군 소장)

경북 상주는 1천 년 호국 역사 속에서도 숱한 위기를 역전시켜 육군의 성지로 일컬어질 만큼 저력 있는 도시이다.

과거 삼국시대 신라가 통일 대업의 전초기지로 삼은 전략적 군사요충지이자 고려시대 대몽 항쟁의 승전지이다.

임진왜란 때는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 1만7천여 명과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순절한 조선 관군 60여 명과 상주 의병 800여 명의 영령이 임란북천전적지에 영면해 계신다.

육지의 이순신으로 불리며 육군의 정신적 지주로 평가받는 정기룡 장군의 60전 60승 무패 신화도 상주에서 이뤄졌다.

6·25전쟁 당시에는 쌍용부대와 육군2군단이 상주 함창중고등학교에서 창설, 최초 주둔지였다. 함창중고는 1948년 개교했다.

이후 낙동강 방어전선에 투입된 2군단은 문경, 안동, 영천, 다부동지구 전투에 참가해 적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쌍용부대는 평양 점령 작전 성공에 이어 국군 최초로 압록강 초산까지 진격한 부대로 유명하다.

특히 국군 최초의 승리도 상주 화령장전투에서 이뤄졌다. 국군 제17연대와 1사단이 상주 주민의 헌신적인 전투 지원에 힘입어 북한군 2개 연대를 섬멸하는 대승을 거둔 것이다.

이 전쟁은 낙동강 방어선 구축의 시간을 벌어줘 6·25전쟁의 판도를 바꾼 계기를 마련했다.

이처럼 국가 위기 때마다 국난 극복을 위해 목숨을 바치며 희생을 서슴지 않았던 선조들의 뜨거운 정기를 물려받은 곳이 상주이다.

과거 모든 전쟁에서 적들이 상주 지역을 통과·선점하려 했다는 것은 지리적으로 상주가 국토의 중심이자 군사전략 요충지라는 방증이다.

이런 상주시가 최근 대구에서 이전하려는 군부대를 유치하려는 것은 역사적 순리이고 시대적 사명이며 시민 모두의 갈망이다.

상주시는 전국 지자체 중 6번째로 넓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산과 평지, 구릉지와 강 등이 적절히 분포돼 있어 자연적인 방어 능력이 우수해 군사시설 입지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향후 군에서 필요한 여타 군사시설 조성 등 확장성 측면에서도 당연히 우수하다.

지리적으로 상주시는 2작전사령부의 책임 지역인 충청·영남·호남의 허브 역할이 가능하고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와도 가깝다.

중부내륙고속철도 등 3개의 고속도로, 6개의 IC, 4개의 국도, 3개의 국지도와 인근에 있는 2개의 공항 등 뛰어난 사통팔달 교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점은 유사시 전방부대 지원 및 산재한 국가 주요 핵심시설 방어에도 용이해 군 작전 수행의 최적지라 평가되고 있다.

국방부는 과거 36사단과 국군체육부대 이전 시 상주시가 최적지로 판단하고 우선 제안을 했으나 당시에는 군에 대한 인식 부족과 판단 미흡으로 유치하지 못한 쓰라린 경험도 있다.

지금은 과거 과오를 발판 삼아 전 시민이 일치 합심하여 군부대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군부대 유치로 인구 증가와 경기 활성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호국도시답게 국가의 안보도 함께 책임지겠다는 시민들의 결집된 의지이기도 하다.

지금도 국가 방위를 위해 낙동 공군사격장을 수십 년간 기꺼이 제공해 주고 있지 않은가?

상주 시민들은 이전하는 군인 가족들의 복지와 정주 여건 보장은 물론 군 자녀들의 교육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것도 호국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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