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와 문경시, 예천군 등 경북 북부지역 비 피해 사망자들에 대한 장례절차가 속속 진행됐다.
17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 폭우 피해 사망자는 19명이다. 예천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영주·봉화 각 4명, 문경 2명 등이다.
장례식장에선 떠나는 이들의 마지막을 함께 슬퍼해 줄 사람조차 많지 않았다. 예천 경우 실종자 수색에 뛰어든 주민이 많고, 다른 지역도 재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등 지역 전체가 재난에 처한 탓이다.
이 때문에 유족과, 특히 가까웠던 몇몇 이웃만 빈소를 지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오전 영주기독병원 2명, 영주장례식장 2명, 예천 권병원장례식장 2명, 예천 장례식장 1명 등 대부분 사망자들의 발인이 진행됐다.
봉화산림조합 장례식장에 안치된 2명은 18일 발인한다.
사망자 상당수가 귀농·귀촌을 해 사고 소식을 접한 가족 일부만 빈소를 지키거나, 연고가 있는 주소지로 시신을 옮겨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도 보였다.
봉화에서 숨진 부부 경우 대기업 직장을 그만두고 13년 전에 귀농해 자연주의 농장을 하면서 블루베리와 사과, 야채를 지으며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알려졌다.
이들의 휴대전화가 산사태로 파묻혀 친구들이나 지인에게 사고 소식을 전하지도 못한 채 가족들만 빈소를 쓸쓸히 지켜왔다.
문경에서 미처 챙겨 나오지 못한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참변을 당한 태국인 여성 노동자는 18일 남편과 함께 지내던 동료 8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문경시 도움으로 무연고 화장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유해는 주한 태국 대사관을 통해 본국으로 이송된다.
사망자와 실종자가 제일 많은 예천에서는 대부분 사망자가 이날 오전 발인하는 등 장례 절차를 마쳤다.
이날 예천 권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가족은 "순식간에 흙더미가 덮쳤다. 이웃들이 함께 흙더미에서 꺼내 119차로 옮겼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며 "(사망자는) 5년 전 경기 성남에서 귀농해 살아와 빈소조차 썰렁한 상태였다"고 울먹였다.
예천 자신의 집에서 자던 중 변을 당한 A씨의 장례식도 안동에서 열렸다.
당시 A씨는 아내 B씨와 함께 집안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아직 실종 상태여서 가족들 애가 타는 상황이다.
A씨 지인은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죽어서까지 부인과 생이별을 해서야 되겠느냐"며 "부인 B씨라도 살아서 돌아오길 마을 사람들 모두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영주 사망자 4명도 발인했다. 부녀 사망자는 울진군립추모원에서 화장돼 영봉추모공원에 안치됐으며, 80대 노부부 시신은 영주시화장장에서 화장했다.
영주시는 장례식장 전담인력을 배치해 지원했으며 장제비와 사망자 재난지원금 2천만원, 의연금 2천만원, 기초수급자 장제비 지원 등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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