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당 혁신위가 제안한 1호 혁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안을 '정당한 영장 청구'라는 전제 조건을 달아 이번 주 안에 추인한다고 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3일 의원총회를 열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논의했으나 친이재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반대로 추인이 무산됐다. 그러자 당내 비명계 의원 31명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하고, 현역 의원 40여명이 참여하는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 좋은 미래'가 18일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하자는 성명서를 내는 등 후폭풍이 이어졌다.
민주당 지도부가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안을 추인하기로 한 것은 이런 반발이 초래할 내분을 막고 불체포특권 포기 거부에 따른 민심 악화를 추스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정당한 영장 청구'라는 전제 조건이다. 13일 의원총회에서도 같은 의견이 나온 바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영장 청구가 정당한지 아닌지 민주당이 판단하겠다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그 기준은 무엇인가? 그런 것은 없다. 그저 민주당이 '정치 수사를 위한 부당한 영장 청구'라고 판단하면 그만일 뿐이다. 영장이 정당한지 아닌지는 법원이 판단한다. 정당하다면 발부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기각할 것이다. 민주당이 언제부터 법원 노릇까지 하게 됐나?
지도부는 혁신위가 불체포특권 포기와 함께 요구한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불체포특권은 헌법상 권리인데 포기를 당론으로 박는 것은 헌법 위배라는 이유에서다. 가소로운 핑계다. 불체포특권이 헌법에 명시돼 있지만 민주화가 되면서 기능이 '변질'됐다. 이재명 대표, 노웅래·이성만·윤관석 의원 체포동의안의 4연속 부결이 잘 보여주듯 권력의 부당한 탄압을 막는 장치에서 의원 개인의 비리를 비호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그런 점에서 불체포특권 포기가 헌법 위반이라고 비난할 국민은 없다. 오히려 잘 했다고 큰 박수를 보낼 것이다. 그러니 '헌법 걱정'은 접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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