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우에 휴전 맞은 '양평대전', 여야 '치킨게임' 속 출구 전략 고심

양평고속도로 백지화에 여야, 지역 여론 향배 살피며 강 대 강 대치
국힘, 변경안이 지역 여론에 우세하다는 분위기 속 민주당에 강공
뜨는 원희룡에 국힘 "고르디우스 매듭 한번에 푸는 느낌" 옹호도
민주, 백지화 시킨 정부 여당에 부담될 것이라는 판단 속 대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정재 간사를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국토교통위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정재 간사를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국토교통위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이 끝난 뒤 질의응답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진선 양평군수와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의원·군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를 방문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진선 양평군수와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의원·군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를 방문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백지화'를 선언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관련 양평군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이던 여야가 폭우 속에 휴전에 들어갔다. 17일 원희룡 국토부장관 참석이 예정됐던 국회 국토교통위가 취소된 가운데, 여야는 숨 고르기 속 출구 전략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양평 지역 여론의 향방에 따라 어느 한쪽이 물러설 것이라 판단하면서도 내심 타협을 기대하는 기류도 없지 않다.

여론의 흐름은 여권에 안 좋은 상황이다. 1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주 연속 하락해 38.1%를 기록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에 따른 논란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갤럽 결과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6%포인트 하락한 상황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홈페이지 참조)

다만 여권은 '양평대전'이 시간이 갈수록 민주당에 불리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총선까지 갈 이슈가 아니며 무엇보다 강상면 주민들이 민주당에 반발하고 있어서다. 변경안의 종점인 강상면에 사는 양평 주민은 전체 중 절반인 약 12만명이 살기에, 여권은 지역 내 여론의 흐름을 지켜보는 상황이다.

국토위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과학적 조사를 통해 변경안이 효율적이라는 것이 설명됐다. 이 사안도 후쿠시마 오염수처럼 민주당의 선동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 주민 여론의 뜻을 받드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토위 전체회의는 간사 간 조만간 다시 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이 너무 김건희 여사 스토킹에 집착한 나머지 양평 주민들만 싸우게 됐다. 결국 지역 주민 여론에 따라 정해질 사안이기에 이미 끝난 이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원희룡 장관이 대야 공격의 선봉에 선 것이 장기적으로 당에 이득이라는 판단하고 있다. 원 장관의 정치적 중량감이 커지는 효과도 있지만 김건희 여사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을 원 장관이 한 번에 끊었다는 이유에서다.

당내 의원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한번에 끊는 느낌이었다"면서 "지역 민심이 걸린 이 사안을 원 장관이 백지화함으로써 민주당이 눈치 보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김정재 의원은 "민주당의 가짜뉴스에 원 장관은 백지화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부동산 특혜 시비가 걸린 만큼 결국 정부여당에 결국 악재가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무리하게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원 장관의 태도에 날을 세우는 모양새다.

민주당 내 친명계 의원은 "원 장관이 백지화에 나선 것은 누가 봐도 부자연스럽다"며 "지역 주민에 피해를 끼친 쪽은 정부여당이기에 시간이 갈수록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도 무책임한 이미지를 만들었고, 결국 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국토부 한 의원은 "결국 지역 여론 향방이 중요하다"면서 "시간이 걸릴 일이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당분간 강 대 강 대치는 지속 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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