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중에도 양국의 농산물이 흑해를 통해 안전하게 수출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의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해 전쟁 이후 벌어진 세계 식량난 완화에 크게 기여한 흑해곡물협정이 종료되면서 위기 재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앞서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시작한 지난해 초 세계 식량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전쟁 발발 이후 밀 선물 가격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159.7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후 유엔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식량 수출을 위한 협상을 제안했고 양국과 우호적 관계인 데다 흑해 관할권을 가진 튀르키예가 참여하면서 지난해 7월 이스탄불에 협상장이 마련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24일 흑해 항로의 안전 보장과 협정 이행을 맡을 이스탄불 공동조정센터(JCC) 설치를 골자로 한 흑해곡물협정에 합의, 8월부터 우크라이나 3개 항만의 봉쇄가 풀리고 선박을 통한 곡물 수출이 재개됐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번에 결국 협정 중단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세계 식량 시장에 다시금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막시모 토레로 FAO 수석 경제학자는 AP에 "협정 파기 시 세계 식량 가격은 분명히 급등할 것"이라며 "다만, 급등 기간은 시장의 반응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협정 종료 선언에도 불구하고 "자국 관련 협정 사항이 이행될 경우 즉시 협정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 여부다.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당하면서 국제 결제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 서방은 식량과 비료 수출은 해당 제재에서 예외라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자국산 식량과 비료가 제대로 수출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몬 에브넷 스위스 장크트갈렌 대학교 교수는 AP에 "이런 상황에서 국가들이 제재 변화를 위해 가진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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