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송 지하차도에서 747번 버스를 몰았던 50대 운전기사가 승객들을 구한 뒤 남은 사람들을 다시 구하려고 버스로 돌아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피해자 빈소가 차려진 청주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버스기사 A(58) 씨의 유족 B씨는 "네댓 명을 먼저 탈출시키고 (남아있는 승객을 구하기 위해) 버스로 다시 돌아와 창문을 깼다. 형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지하차도 입구에서 120m 정도 떨어진 뻘 속에서 발견됐다.
유족의 증언 외에도 A씨가 승객들을 구하려 했던 정황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당시 폭우 속에 거센 물살로 차가 움직이지 못하자 A씨는 승객들을 향해 "창문을 깨드릴테니 빨리 탈출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버스를 탔다가 숨진 20대 여성의 외삼촌은 "같이 여행가기로 한 친구에게는 전화를 걸어 '버스 기사가 창문을 깨드릴테니 손님들은 빨리 탈출하라고 했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는데 그 뒤로 통화가 안 됐다고 하더라"고 했다.
A씨는 사고 당일인 15일 오전 7시 45분쯤 청주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오전 8시쯤 궁평2지하차도에 들어섰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기록적 폭우로 도로는 정체된 상태였고, 이 과정에서 제방이 무너져 강물이 밀려오면서 1~2분 사이 버스 앞 창문까지 물이 차올랐다.
747번 버스기사인 A씨는 오송역과 청주공항을 오가는 등 운전경력이 많은 베테랑이었다. 동료들은 A씨에 대해 가정적이었고 성실한데다 봉사 정신이 큰 사람이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한 동료기사는 "새벽 5시 반 출근인데 3시에 먼저 와서 사무실 청소하던 성실한 친구"라며 "10년 전 시내버스 회사에 입사해 최근에는 전국 단위 승객 안전 최우수 평가도 받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A씨가 소속된 운수회사 홈페이지에는 시민들의 추모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승객들을 살리려고 노력했을 기사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폭우로 인해 돌아가신 운전자와 승객들을 위해 애도한다" 등 글들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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