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MM] "스팔하자"…MZ '스레드' 열풍, 완벽 적응한 김동연 도지사 "어서 오고"

페북·인스타 운영사 ‘메타’에서 출시한 새로운 SNS 플랫폼
트위터보다 글자 수 제한 덜하고 사진·영상 업로드도 가능
인스타 계정 통해 가입…계정 프로필과 ‘인친’ 등 연동돼
직접 써보니 사진 중심의 인스타보다 부담 덜하지만
취향에 따라 호불호 갈릴 듯…실제 이용자 반응도 엇갈려

MMM팀의 스레드 계정.
MMM팀의 스레드 계정.

요즘 젊은 세대에게 인기 많은 패션 플랫폼이 뭔지, 어떤 게임을 많이 하는지, 뭘 하고 노는지 알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순위다. 최근 꾸준히 1위를 지키고 있는 앱이 있는데, 바로 출시 닷새 만에 세계 가입자 1억명, 국내 가입자 100만명을 훌쩍 넘겼다는 '스레드(Threads)'다. 스레드….

"나 아직 가입 안했는데 이거 왜 인기인거야? 주변에 아무도 안한다는데 1억명이나 가입했다고? 인스타그램(이하 인스타)나 페이스북이랑 뭐가 달라? 뭘 올리면 되는거야? 가입 어떻게 해? 쓰팔이 뭐야 욕이야? 그냥 아무나 팔로우해도 되나?"

마음의 소리를 들었냐고? 독자들의 생각을 꿰뚫은 질문을 모아놓은 것 같지만, 사실 MMM팀 회의 때 터져나온 말들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편은 우리가 궁금해서, 우리가 알고싶어서 취재해봤다. 혜성처럼(?) 등장해 MZ세대 새로운 소통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스레드에 '스'을며시 '스'며들어보자.

◆스레드가 대체 뭔데

스레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 운영사인 메타에서 출시한 새로운 SNS 플랫폼이다. 실, 가닥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는 그 영어 단어 '스레드(threads)' 맞다. 이용자들이 실처럼 이어진 소통의 장이라는 해석도, 다양한 이야기들의 가닥, 맥락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스레드는 굳이 얘기하자면 텍스트 중심의 SNS라고 할 수 있다. 게시물당 500자까지 작성할 수 있는데, 트위터 게시물당 제한 글자 수가 200자인 데 비하면 꽤 많은 분량이다. 최대 10장의 사진, 최대 5분 길이의 동영상도 올릴 수 있다.

인스타처럼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 수도 있고, 알고리즘에 따라 추천글이 게시되기도 한다. 트위터처럼 글을 리포스트(자신의 계정에 공유)하거나 인용(자신의 의견을 첨부해 공유)할 수도 있다.

해시태그나 DM(다이렉트 메시지) 기능은 없지만, 최근 다른 이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DM 기능, 게시물 편집 기능 등을 추가할 예정으로 알려져 계속적인 기능 업데이트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레드를 해보고싶다면 일단 인스타부터 가입해야 한다. 스레드 계정은 인스타 계정을 통해서만 생성 가능하다. 그 말은 나중에 스레드 계정을 없애고 싶으면 연동된 인스타 계정까지 같이 지워야한다는 거다. 현재 스레드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언급되는 부분 중 하나다.

어쨌든 인스타와의 연동성이 강해서, 계정 이름은 물론 프로필 내용과 팔로우 계정도 그대로 옮겨와진다. 인스타 인맥이 그대로 스레드로 이어지는 셈. 스레드에 쓴 글을 인스타 게시물이나 스토리로 공유할 수도 있다.

인스타그램 감성(왼쪽)과 스레드 감성(오른쪽)을 비교해봤다. 인스타그램은 비교적 예쁘고 좋은 사진을 골라 업로드하는 반면, 스레드는 일상의 날것(?)을 보여주는 특성이 나타난다.
인스타그램 감성(왼쪽)과 스레드 감성(오른쪽)을 비교해봤다. 인스타그램은 비교적 예쁘고 좋은 사진을 골라 업로드하는 반면, 스레드는 일상의 날것(?)을 보여주는 특성이 나타난다.
인스타그램 감성(왼쪽)과 스레드 감성(오른쪽)을 비교해봤다. 인스타그램은 비교적 예쁘고 좋은 사진을 골라 업로드하는 반면, 스레드는 일상의 날것(?)을 보여주는 특성이 나타난다.
인스타그램 감성(왼쪽)과 스레드 감성(오른쪽)을 비교해봤다. 인스타그램은 비교적 예쁘고 좋은 사진을 골라 업로드하는 반면, 스레드는 일상의 날것(?)을 보여주는 특성이 나타난다.

◆재밌는데? 단 하루만.

일단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MMM팀. 글로만 배워서는 안되겠지. 백문이불여일직접체험이다.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순위 1위인 스레드를 내려받고 인스타 MMM 계정(@maeil_mz_magazine)을 통해 가입하는 데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인스타에서 팔로우하는 계정을 그대로 팔로우하겠냐'고 친절하게 물어봐준다. '모두 팔로우'를 누르니 자동으로 스레드에 가입한 '인친'들과 '스친'이 됐다.

피드에는 내가 팔로우한 사람들의 게시글뿐만 아니라 알 수 없는 알고리즘으로 연결된 모르는 사람들의 게시글이 무작위로 올라왔다. 광고성 게시글이 없다고 좋아했는데 이게 뭐람.

"빨리 타요!" 스레드에서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던 그 때, 버스 기사 캐릭터 짤이 눈에 띄었다. 지금 스레드 곳곳에서 발발하고 있는 '스팔운동'. 댓글 단 이들끼리 팔로우해서 팔로워 수를 단시간에 최대치로 늘리는 방식이다.

일단 '스팔버스'에 탑승했다. 별다른 건 없고 게시물에 댓글을 남긴 뒤 댓글을 남긴 이들 중 무작위로 골라 팔로우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팔로우는 금세 '칼맞팔'로 돌아왔다. 순식간에 팔로워가 30명, 50명으로 늘었다. 오전에 가입했는데 퇴근할 무렵 팔로워 100명이 채워졌다.

근데 이 팔로워들, 팔로우만 하고 정작 내가 올린 게시글에 반응이 없다. 팔로워가 130명인데 좋아요 수가 3개인 '풍요 속의 빈곤'에 씁쓸했다. 스레드를 계속 하다보니 그 이유를 알았다. 팔로워들이 내가 어떤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어떤 댓글을 달았는지 고스란히 볼 수 있다는 걸 안 이후로 누군가의 게시글에 댓글을 달기가 무척 조심스러워졌다. 인스타보다 더 까발려지는 느낌이랄까. 굳이 이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찾는다면 내 팔로워를 통해 새로운 사람의 게시글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

다만 개인 계정을 사용해보니 스레드의 장점이 비교적 뚜렷하게 느껴졌다. 일단 나만의 새로운 작은 공간이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전체적인 피드 분위기까지 생각하며 예쁘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인스타와 달리 부담 없이 그때 그때의 감정이나 부닥친 상황에 대한 기록, 혹은 내 취향을 남기기에 좋다는 생각이었다. 근데 그게 다였을 뿐. 가끔 누군가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혼자 이런저런 글만 쏟아내다 하루 만에 흥미를 잃었다.

인스타그램 감성(왼쪽)과 스레드 감성(오른쪽)을 비교해봤다. 인스타그램은 비교적 예쁘고 좋은 사진을 골라 업로드하는 반면, 스레드는 일상의 날것(?)을 보여주는 특성이 나타난다.
인스타그램 감성(왼쪽)과 스레드 감성(오른쪽)을 비교해봤다. 인스타그램은 비교적 예쁘고 좋은 사진을 골라 업로드하는 반면, 스레드는 일상의 날것(?)을 보여주는 특성이 나타난다.

◆트위터 같기도, 인스타 같기도?

나만 이래?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궁금했다. 스레드를 직접 해 본 MZ세대들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자.

송하동(27) 씨= "어떤 플랫폼인지 궁금해서 가입해봤는데, 텍스트 중심으로 이뤄진 서비스라는 인상을 받았다. 트위터와 유사해보이지만 조금 다른 분위기다. 웃기려는 욕심이 보이기도 하고, 사진 위주의 인스타에서 못다한 말을 쏟아내는 듯도 했다. 인스타 보완용으로 같이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직장인 김모(28) 씨= "직업이 마케터다보니 새로운 매체에 도전해보려고 가입했다. 주변에 가입한 친구가 아직 많지 않더라. 인스타처럼 이미지가 잘 보이면서도 글 중심의 트위터 특성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링크 위주로 올라오는 페이스북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대학생 이모(25) 씨= "새로운 SNS라고는 하지만 결국 인스타 프로필, 친구 모두 연동돼서 아주 새롭지도 않다. 기존 SNS와 큰 차이점이 없어 굳이 스레드를 해야하는 이유를 아직 못찾겠다."

김장수(27) 씨= "지난해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유료화를 추진하고, 서비스 먹통이 발생한 데 대한 이용자들의 반감도 스레드 열풍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트위터의 특성도 일부 보이는 데다, 인스타 친구들을 그대로 옮겨오되 꾸밈 없이 편하게 게시글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더해졌다는 게 가장 큰 장점 같다."

아직 운용 초반이다보니 이용자의 특성이 명확해지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이미 스레드에 적응한 이들은 팔로워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스레드에 남긴 댓글 캡처.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스레드에 남긴 댓글 캡처.

대표적인 예가 김동연 경기도지사. 스레드의 반말 모드에 충실하며 '요새 뭐하고 살아?'라는 물음에 '공무원이지 뭐'라는 쿨한 답을 내놔 MZ세대들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또 '고마워 동연~ 나 00년생 경기주민 오승우'라는 댓글에 '승우 오늘도 힘내고~ 나 57년생 도지사 김동연'이라고 답글을 달아 '난 원남쓰 30살인디' 밈(meme)의 2023년 버전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김 도지사는 이외에도 한 도의원에게 '5분 발언 못참지'라는 답글을, 파주 시민에게 '영어마을 어서오고' 등의 답글을 남기면서 센스 있게 밈을 활용해 젊은 층 사이에서 스레드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게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SNS 플랫폼을 갈구하던 MZ세대에게 스레드는 스레드만의 형식을 굳혀나가며 새로운 소통 문화를 만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혹시나 해볼까 말까, 고민될 땐 일단 해보는 걸 추천한다. 생각보다 접근하는 게 어렵지 않고 남겨놓은 글이나 사진은 모두 소중한 기록이 될테니까. 어쩌다 취향이 맞는 사람을 만나 함께 얘기를 나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

물론 '쓰'로 시작하는 스레드 용어들이 조금 과격하긴 하다. 그래도 이 기사를 읽은 이들이여. 당당하게 외쳐보자. "마! 니 서레더 하나? 빨리 서팔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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