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국이 폭우로 난리인데, 빨리 저 담벼락 좀 고쳤으면 좋겠어요. 오래된 건물인데 갑자기 또 무너지지 말란 법도 없잖아요."
17일 오전에 방문한 대구 달서구 두류동의 한 연립주택 근처는 지나가는 시민도, 주차된 차도 없어 황량한 분위기였다. 지난달 25일 오후 10시쯤 이 주택 담벼락 일부가 무너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한밤중에 긴급 대피하고, 차량 4대가 파손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고 이후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흐른 현재도 파손된 담벼락은 복구되지 않았다. 무너진 담벼락에는 방수포, 지지대, 유실 방지망 등이 임시로 설치됐지만 틈새로는 여전히 금이 가 있는 벽면이 보였다.
사고가 난 담벼락의 맞은편 건물에서 거주 중인 이모(72) 씨는 "최근 비가 많이 내려 전국적으로 사고 소식이 많이 들리는데, 우리도 남의 얘기 같지 않다"라며 "주민들 대부분이 70~80대 노인들이라 사고 시 대처 능력도 떨어진다. 불안한 마음 없이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상점을 운영하는 김모(62) 씨는 "무너진 담벼락 쪽에 상가 화장실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지나가야 한다. 그때마다 불안하다"라며 "또 사고가 벌어진 곳이 원래 주차장으로 쓰던 곳인데, 통제되면서 주변 교통이 많이 혼잡해지기도 했다. 조속히 조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제는 본격적인 안전조치가 마련되기까지 최소 한 달은 더 걸릴 전망이라는 점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폭우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터라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사고 다음날 달서구청은 외부 건축위원 5명과 건물 붕괴 원인을 밝히기 위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사고 당시 건물 서편 석축 위에 쌓인 노후화된 조적벽이 무너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달서구청은 추가적인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한 뒤 본격적인 보강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이 완료되기까지는 30~40일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많은 비가 내리면서 현장은 수시로 살피고 있다"며 "사고가 발생한 주택은 사유재산이라 건축주가 조치하는 게 맞지만 주민 피해가 예상되는 터라 구청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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