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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극한호우(極限豪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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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영 논설위원
김교영 논설위원

익숙했던 '마른 장마'가 사라졌다. 올해는 '극한호우'란 낯선 용어가 장마와 함께 등장했다. '극한'이란 글자는 기존 '집중호우'로는 범접할 수 없는 경계 밖의 세계를 상징한다. 기상청은 '3시간에 90㎜ 또는 12시간에 180㎜ 이상' 비가 내릴 경우 호우경보를 내린다. 집중호우는 호우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기준량을 넘어설 때를 의미한다. 극한호우는 집중호우보다 계급이 높다. 극한호우는 '1시간 50㎜ 이상과 3시간 90㎜ 이상 동시 충족', 또는 '1시간 72㎜ 이상'의 '물 폭탄'이다. 호우의 위험 기준을 세분화한 것이다.

지난 주말 경북 북부에 큰 호우로 산사태가 발생, 인명 피해가 컸다. 엄청난 비가 내렸지만 극한호우를 알리는 긴급 재난 문자는 없었다. 극한호우 경보 문자는 지난 6월부터 시행 중인 서울과 수도권만 대상으로 한 기상청 시범 사업이다. 시범 기간은 내년 5월까지다. 물이 불어나기 20분 전에 알려, 대피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게 목적이다.

극한호우 경보를 받으면 곧바로 적극적인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 시간당 강수량이 50㎜ 이상이면 하수관 역류나 건물 지하 침수가 발생한다. 인명 피해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서울의 역대급 폭우(신대방동 시간당 141.5㎜)를 계기로 도입됐기에 시범 지역이 수도권으로 정해졌다. 극한호우 경보의 전국 확대는 미정이다. 최소 30여 명의 인력 충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극한호우는 기후 변화 여파이다. 과거 장마철에는 한반도에 골고루 비가 내려 특정 지역의 큰 피해가 없었다. 지금은 달라졌다. 강수 형태가 '분산형'에서 '집중형'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주말 경북·충청·전북에 물 폭탄이 떨어진 것은 장마전선의 비구름대가 '띠' 모양으로 밀도 높게 형성되어서다. 여기에 장마전선이 느리게 움직여 특정 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다.

최근 일본 아키타현의 대부분 지역이 일본 기상 관측 이래 최대 강우량을 기록했다. 인도 북부 지역에서는 45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났다. 지구촌 곳곳을 강타한 폭우는 지구온난화 탓이다. 비의 강도와 강우량은 비구름을 만드는 수증기 양에 좌우된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수증기 발생량을 증대한다. 경북 예천의 산사태는 지구온난화의 주범, 온실가스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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