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지도 끝의 모험

릭 리지웨이 지음/ 이영래 옮김/ 라이팅하우스 펴냄

지은이 '릭 리지웨이'는 독특한 산악인이다. 미국인 최초로 K2를 무산소 등정했고 보르네오섬을 가장 긴 코스로 횡단했다. 외부인이 한 번도 간 적 없는 티베트 고원을 무동력으로 횡단했고 킬리만자로 정상에서 동아프리카 해안까지 야생동물의 생태를 추적하며 483㎞를 도보로 횡단하기도 했다.

그는 10대 시절 보호 장비는 커녕 크램폰과 아이스 액스도 없이 3천m 정상의 빙벽을 오른 이후 고산 등반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이후 미국 200주년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참여하기 위해 UC버클리 박사과정 진학을 포기한 후 35년간 아마존, 남극, 아프리카, 북극으로 모험의 영역을 넓혀 나갔다.

가장 높은 곳을 오르겠다는 열정을 가졌던 그는 파타고니아의 초원이 관광 도시로 바뀌고, 킬리만자로의 빙하가 사라지며,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점차 자연과 야생동물을 구하는 일로 옮겨갔다. 특히 인생의 멘토가 된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와 노스페이스 창업자 더그 톰킨스와의 만남은 그를 환경운동의 최전선으로 이끌었다.

이후 그는 환경 운동가로서 굵직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파타고니아에서 지속가능경영 총책임자로 일하는 15년 동안 ▷야생동물 이동권 보호 운동 '배회의 자유 캠페인' ▷자원재활용 운동 '원웨어 캠페인' ▷제작 과정 전체에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풋프린트 크로니클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또한 월마트를 설득해 '지속 가능한 의류 연합'(SAC)을 설립하는 등 환경 운동가로서도 굵직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이 책은 그가 1976년 미국 200주년 에베레스트 원정부터 2015년 파타고니아 마젤란 해협 탐험까지 이어간 40년 여정이 담겨 있다. 25개의 에피소드를 다채롭게 채운 신성한 산, 광활한 사막, 울창한 숲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사진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연약함, 위력을 동시에 보여 주며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야생동물, 원주민 문화, 생태계의 섬세한 균형에 대한 그의 성찰은 자연에 속한 모든 생명체의 공존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522쪽, 2만8천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