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제자가 女교사 폭행…학생들 앞에서 수십대 맞아

교사 1천800여명 학생 처벌 위한 탄원서 작성

한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던 반 학생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SBS 보도화면 캡처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반 학생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교육계에서는 교권 침해의 한 사례라며 가해 학생 처벌을 위한 탄원서 작성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SBS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 교사 A씨는 지난달 학급 제자 남학생 B군에게 수십 차례 폭행당했다. 폭행 당시 A씨는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B군에게 폭행당했다.

평소 B군은 분노 조절 등의 문제로 하루 1시간씩 특수반 수업을 듣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지난 3월에도 B군은 A씨를 폭행한 적이 있었고, 그 결과 A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이번 폭행은 A씨가 상담 수업 대신 체육 수업을 가고 싶다는 B군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A씨는 "(B군이 나에게) '개XX야' 하면서 물건이랑 교과서를 던져서 '또 욕을 하는 것이냐'고 했더니 '그럼 때려줄까'라고 하더라"고 매체에 전했다.

A씨가 '또 때리면 고소하겠다'고 엄중하게 경고하자 B군은 곧바로 주먹을 들었다. A씨는 "20~30여대를 쉴 새 없이 맞았다"며 "그러다가 (나를) 계속 발로 밟았다. '살아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B군에게 폭행을 당한 A씨는 전치 3주 상해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아 학교에 못 나가고 있는 상태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교사가) 꿈이었는데 더 이상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가끔 반 아이들한테 '보고 싶어요'라고 메시지가 오는데 (갈 수가 없어서)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던 반 학생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SBS 보도화면 캡처

B군 측은 "B군이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어 경계선 지능에 해당한다"며 "신경을 써달라고 했는데 A 교사가 B군만 차별하고 혼내면서 벌어진 일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 교사와 그의 동료 교사들을 교육청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A씨도 B군을 상대로 형사 고소, 그의 부모에게 민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교사 1천800여명도 탄원서 작성에 나섰다. 학교 측은 19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한편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 4월 20일부터 28일까지 조합원 1만1천3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근 5년간 교권 침해로 정신과 치료 또는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 교사가 26.6%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