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기술혁신'이다.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는 중소기업이 중견·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특화된 지원 정책을 펼친다. 대구경북은 특히 2천개 이상의 이노비즈 인증 기업을 보유해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인증사를 보유하고 있다.
정효경 이노비즈협회 대구경북지회장(㈜디엔비 대표)은 지난해 3월 취임해 2년째 지회를 이끌고 있다. 정 회장은 종합디자인전문기업 디엔비를 운영하며 이노비즈 인증 시 금융·인력·연구개발(R&D) 측면에서 다양한 혜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회장을 맡고 나서는 더 많은 지역 중소기업이 협회에 참여하도록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노비즈협회는 어떤 단체인가?
▶이노비즈협회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기술 경쟁력을 높이려 창립된 단체다. 체계적인 연구개발 노하우를 보유한 이노비즈기업은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일반 중소제조기업의 2.5배에 달한다. 또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의 91%, 월드클래스 300의 34%를 이노비즈기업이 차지하고 있을 만큼 중소기업 성장 사다리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대구경북지회는 지난 2008년 설립됐고, 지난달 기준 회원사 726개, 이노비즈 인증사 2천12개를 기록하며 우수한 인적자원과 기술력을 보유한 단체로 성장했다.
-회장으로서 역할은 무엇인가?
▶중소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이 있지만, 막상 지역기업이 참여하려고 하면 제약조건이 많다. 지역 성격에 맞도록 정책을 개선하려 목소리를 높이고 앞장서서 돕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뒤 지원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회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려 노력했다. 그 결과 2021년 대비 현재 인증사는 10%(184개사), 회원사는 39%(206개사) 증가했다.
-대표적인 지원정책을 몇가지만 소개해 달라.
▶올해 중소기업 단체 최초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기술평가기관으로 지정돼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기술혁신 자문, 기술수출 지원, 인증평가 지원, 근로감독 자가진단 지원, 인재양성 지원, 마케팅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지원과 더불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목표로 청년 고용 창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도 실천하고 있다. 협회는 지난해 대구시 청년고용증진대상에서 대구고용노동청장 표창을 받았다. 일자리지원센터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청년 고용을 지원하고, 청년들이 직업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협회 현안은 무엇인가?
▶기업을 위한 지속 가능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책임감 있게 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을 위한 꾸준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현재 지역 중소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전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공급망 변동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지역기업의 애로사항을 종합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개설과 규제 완화로 지역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임기 내 목표가 있다면?
▶지역 중소기업의 구심점이 될 핵심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과 탄소 중립, RE100 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해당 항목에 대한 인식이 저조하고 인적·물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손이 많으면 일도 쉽다'는 속담처럼 여러 기업이 종합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있으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플랫폼을 만드는 중심에 이노비즈협회가 있을 것이다.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고 나아간다면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디자인 기업 디엔비를 운영하고 있다. 창업계기가 어떻게 되는가?
▶뷰티학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더 늦기전에 직접 기업을 운영하고 싶어 2011년 한 디자인 회사에 투자했고, 이듬해 주식을 모두 인수해 대표가 됐다. 창업 초반에는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디자인 업체 중에서는 상위 규모로 성장했다.
-디엔비는 어떤 회사인가?
▶환경과 공공, 도시재생 등을 전문 분야로 하는 종합디자인기업이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달성군 옥연지 달 조형물과 경산 자라지 빛터널, 여수 죽포항 어촌뉴딜 정주환경개선사업, 상화로 문화기행 조성사업, 신천강변길 벽화거리 조성사업 등을 들 수 있다. 디엔비는 CI, BI, 편집, 포장, UX·UI 디자인, 지식재산 교육 등의 분야에서 브랜드 디자인을 선도하고 있다. 의뢰기업에 맞는 환경조사와 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디자인 개발을 진행한다.
-지역 디자인업계의 어려움은 있나?
▶전국 지방정부가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해 디자인 거점기관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은 그중에서도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지난해 공공기관 통폐합 과정에서 출자출연기관에서 분리되며 역할이 많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디자인 지원이 줄어들고 제품 경쟁력이 떨어져 매출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생겨나고 있다.
-업계의 당면 현안은 무엇인가?
▶디자인 기업이 제조업체와 활발하게 협업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추진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친환경 등 시시각각 변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도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 그런데 기존의 디자인 지원사업과 기업의 요구는 매칭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 분야에서도 디지털 기술 습득과 빠른 트렌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맞는 프로그램이 생겨 디자인 기업에 더 많은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
-경영철학이 있다면?
▶기업의 이윤도 중요하지만, 상생과 화합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더 큰 목표로 두고 있다. 때문에 경북도 고향사랑 기부금 홍보대사를 맡아 경북지역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소외 이웃 보호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있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기업이 살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 소멸의 가속화를 막고 지역균형발전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지역의 네트워킹을 촉진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상호 비즈니스를 도모함으로써 가치사슬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아직 이노비즈 인증이나 회원사가 아닌 기업들도 협회가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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