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6 자동 소총을 만드는 미국 회사의 중역이 우리나라와 무기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고 청와대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만났다. 이 인사가 법적으로 허용된 리베이트라며 100만 달러 수표를 박 대통령에게 건넸다. "이것은 부정한 돈도 아니고 특별한 돈도 아니며 관례대로 주는 돈이므로 대통령께서는 당당하게 접수해도 된다"는 말과 함께였다. 박 대통령은 "그러니까 이게 내 돈이군요"라며 수표를 받고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아직도 너무 가난하고, 남북 대치 상태에서 좀 더 안보를 위한 무장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 무기를 더 못 사는 것이 안타깝소. 이 돈이 내 돈이라면 내 맘대로 쓸 테니 이 돈만큼 당신네 무기를 좀 더 사고 싶소."
박 대통령의 M16 소총에 대한 집념은 지독(?)했다. 박 대통령은 소총 국산화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조병창 간부들에게 "임진왜란이나 을사늑약은 한국이 총이 없어서 일본에 수난을 당한 것"이라며 국산 총기 개발을 독려했다. 1973년 6월 국산 M16 소총을 직접 발사한 박 대통령은 눈시울을 붉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산업에서 폴란드와 협력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한·폴란드 간 대규모 방산 수출 계약이 체결되고 이후 신속한 납품이 이루어져 왔다"고 했다. 폴란드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한국 방산 수출액 173억 달러의 71.6%(124억 달러)에 해당하는 무기를 한국에서 수입했다.
폴란드 등 세계 각국이 북한과 70년간 군사적으로 대치하며 방산 역량을 키운 한국을 최적의 방어력 강화 모델로 꼽고 있다. 그 덕분에 'K-방위산업'이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은 2021년 세계 무기 수출시장 점유율 2.8%로 세계 8위 무기 수출국이 됐다. 2027년까지 점유율을 5%로 끌어올려 방산 4대 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이렇게 되면 방산 매출액은 29조7천억 원으로 증가하고 고용은 6만9천 명으로 늘어난다.
소총 한 자루 만들지 못했던 한국이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전투기, 다연장로켓 천무 등을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씨를 뿌렸기에 열매를 거둘 수 있는 법. 자주국방의 씨를 뿌린 박 대통령이 K-방산이란 열매를 보며 하늘에서 미소를 지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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