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평소 고인이 학교폭력 업무 도중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A(23) 씨가 학교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관계자가 현장을 처음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를 목격한 학생들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교육계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새내기 담임교사인 A씨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동료 교사에 따르면 지난주 A씨가 맡았던 학급에서 학생끼리 사건이 있었다"며 "이후 피해 학생 학부모는 교무실에 찾아와 A씨에게 '교사 자격이 없다',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학교생활이 어떠냐'는 동료 교사의 질문에 A씨는 "지난해보다 10배 정도 힘들다"고 답했다고 한다.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의 죽음은 학부모의 민원을 오롯이 담임교사 혼자 감당해야 하는 현재의 제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도 "A교사는 1학년 담임 및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학교폭력 사건이 주요한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SNS에서 퍼지고 있다"며 "교육당국과 경찰당국에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사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국의 초등학교 교사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A씨가 근무한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 국화꽃과 촛불을 들고 모여 추모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이들은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동료 교사의 죽음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포스트잇에 적어 해당 초등학교 정문 앞에 붙일 계획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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