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해 여파' 시金치·金상추…추석까지 영향 미칠수도

감자, 얼갈이배추, 풋고추 등 채소류 도매가격 줄줄이 인상
역대급 폭우로 인한 농지 침수, 낙과 피해 등에 따라 농산물 공급량 줄어 도매가격은 최근 크게 올라
시금치 정말 시'금'치 돼, 한달전 도매가격에 비해 219% 폭등
농협, 농산물 물가 잡기 위한 할인 행사 전국 전지점서 시작

16일 충북 괴산군 한 폭우 피해 농가에서 농민이 망가진 시설물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충북 괴산군 한 폭우 피해 농가에서 농민이 망가진 시설물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농가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번 역대급 장마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119배에 달하는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일부 농산물들의 가격이 상승하는 등 여파가 이어지면서 오는 9월 말 이른 추석 물가에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공급량에 차질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조금씩 안정세를 찾아가던 닭고기 가격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연장 거부로 곡물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다 하반기 우유 값 마저 인상될 것으로 보여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상승할 조짐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의 집계에 따르면 침수와 낙과 등 집중호우로 피해가 접수된 농작물 면적은 3만4583.1헥타르(ha)다. 물에 잠긴 농지는 3만4354ha에 달했고, 낙과 피해 농지는 229.1ha, 유실되거나 매몰된 농경지는 574.1ha로 추산되고 있다. 집중호우로 가축 82만5천마리가 폐사했으며 이 가운데 닭이 76만9100마리로 가장 많았다.

이같은 수해 피해로 농산물 가격도 급상승 중이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비해 일부 품목은 3배 이상 가격이 뛰었으며 시금치는 그야말로 시'금(金)'치가 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시금치 가격은 4㎏에 5만980원으로 장마가 오기 전인 1개월전 1만8천240원에 비해 2.5배 급등했다. 적상추는 4㎏ 2만1천360원에서 6만580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추석 차례상에 빠져서는 안될 사과 역시 수해 피해를 입으면서 가격이 7만7천640원으로 지난달 6만3천380원에 비해 1만4천원 정도 올랐다.

초복을 지나 점차 하락세를 보였던 닭 가격도 이번 폭우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으면서 다시 상승해 지난달 1㎏당 3천908원하던 도매가격이 4천279원으로 뛰어 올랐다.

수해로 인한 농축산물 가격이 들썩이면서 농식품부와 aT 등은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aT는 19일까지 전국 침수 피해를 입은 농가들을 방문해 피해 상황 점검과 긴급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

김춘진 aT 사장은 "연이은 집중호우로 하루가 다르게 먹거리 가격이 치솟는 등 물가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소비자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주기 위한 '농축산물 할인지원 사업'과 농산물 수급관리 등을 효과적으로 추진해 민생 물가가 안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역시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훈 차관 주재로 '집중호우에 따른 농축산물 수급 영향 점검회의'를 열고 집중호우로 가격이 급등한 시금치, 상추, 깻잎, 양파, 닭고기 등을 20일부터 농축산물 할인지원 품목으로 선정, 소비자 물가부담 완화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닭고기 공급량 확대를 위해 종란 수입, 계열업체 추가 입식을 지원하는 한편 8월까지 할당관세 3만t 물량을 도입키로 했다.

농협도 팔을 걷었다. 농협경제지주는 21~26일까지 전국 주요 하나로마트에서 폭우 피해로 인한 수급불안 농산물을 대상으로 '살맛나는 가격!' 특별할인행사를 실시, 최근 집중호우로 채소가격이 급등한 품목인 상추, 깻잎, 시금치, 열무, 얼갈이, 부추 등 수급불안 채소류 6종을 정상가 대비 최대 43% 할인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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