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가 저물고 근대가 태동하던 16세기 초반, 정치는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관념을 깨고 정치도 아부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 이가 나타난다. 당시 주류 사회의 인식을 흔들어 놓은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였다.
20일 저녁 중구 북성로 '대화의장'에서 정치고전 읽고 토론하는 모임 '폴티'의 오프라인 토론 행사 '대구싶은정치토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김태우 대구시의원(수성구5), 정대현 민주당 수성구의원, 임아현 청년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 신원호 기본소득당 대구시당위원장, 임호영 녹색당 당원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바탕으로 보수의 성지 대구에서 정치를 하면서 느낀 시사점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리더십에 대한 대화에서 녹색당원인 임호영씨는 "시대의 불안한 상황 때문에 홍 시장 같은 일종의 군주 스타일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라게 된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어떤 리더가 필요한가?'에 대한 대화에서 임아현 위원장은 "정치 리더들에게 준법정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임 위원장은 "지방의회 의원이 자신의 권한을 사적 이익을 위해 활용해 적발되거나, 타지로 주소를 옮겨 직을 잃는 등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방 의원들이 동네에서 주민 삶과 직결되는 일을 한다"며 "그런 점에서 정치인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이 부족한 분들이 있는지 시민들이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원호 위원장은 대구시장 선거를 치른 경험을 소개하면서 "50·60대 정치인이 정치를 주도하니 1인 가구가 다수가 됐지만 1인 가구 공약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며 "남성의 정체성으로 살아도 성소수자·여성 장애인의 입장 등 소수자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우 시의원은 "(정치인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과 소통하려는 용기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며 "동시에 어떤 문제의 실질적인 해법을 찾는 능력이 조화를 이루는 리더십이 배출된다면 대구 정치가 더 나아지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관중들도 각자 리더십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대체로 서로 다른 정당이나 정치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상대방 입장에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타인을 대변하라는 게 아니라,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언론인 지망생인 한 참석자는 "정치 권력 획득이 무척 어렵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정치인들이 대중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장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보수적인 대구 사회에서 정치 견해를 나누는 기회가 드문데, 여러가지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굉장히 소중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폴티는 오는 23일부터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시학'을 읽는 정치고전 읽기 클럽을 시작한다. 폴티를 기획한 최하예씨는 "올 연말쯤 또 다른 공개 토론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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