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시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상가 골목에서 20, 30대 남성들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모(33) 씨에 대해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을 거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조씨의 범행은 '묻지마 범죄'로 타인에 대한 극단적인 시기심을 '흉기 난동'이라는 범행으로 분출했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을 지낸 권일용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는 "전형적인 묻지마 범죄 중에서도 '시기' 유형에 해당한다"며 "묻지마 범죄를 일으키는 범인의 동기와 감정은 질투, 시기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사건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의 것을 파괴하고자 하는 시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지금 드러난 것 만으로 사건을 분석할 수는 없지만 본인이 진술했다는 내용만 봤을 때 자신만의 문제와 감정을 불특정한 다수에게 폭력으로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일단 묻지마 범죄가 맞다"면서 "반사회적 동기에 기인해서 본인의 폭력적 성향을 발현하는 사이코패스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의 범행이 유사한 범죄와 다른 점에 주목해 범행 동기를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조씨의 범행에선 흉기를 (마구) 휘둘러 단순히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게 아니라 작정하고 죽이겠다는 의도가 보인다"며 "극단적 분노를 표출하는 양상"이라고 해석했다.
승 연구위원은 "젊은 남성에게만 공격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일반 범죄와는 다르게 볼 수도 있으므로 내재한 강력한 동기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승 연구위원은 또 "자신의 범죄가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저항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라며 "보통 이런 범죄를 저지른 후에는 자해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씨는 과거의 여러 경험으로 인해 교정시설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쯤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여 미터(m) 떨어진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골목 안쪽으로 이동해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렀다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조씨는 폭행 등 전과 3범에 법원 소년부로 14차례 송치된 전력도 확인됐다. 특정한 직업은 없고, 인천 주거지와 서울 금천구의 할머니의 집을 오가며 생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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