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반복되는 악조건에도 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구조당국은 마지막까지 안전을 확보한 가운데 남은 실종자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낸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23일 경북도와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구조당국은 전날 오전 6시 기준 누적 1만8천252명의 인력과 장비 총 9천73대를 동원해 수색작업을 실시해 왔다.
경북소방본부는 지난 15일 경북 북부 지역에 쏟아진 시간당 강수량 34㎜의 기록적 집중호우로 인해 토사 붕괴, 급류에 따른 주민 실종과 고립, 매몰 등 큰 피해가 발생하자 같은 날 오전 3시 50분쯤 소방본부장 주재로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소방본부 전 직원과 경북119특수대응단, 산불특수대응단 그리고 예천, 문경, 영주, 봉화 등 피해지역 소방서 전 직원을 동원해 구조작업과 실종자 수색작업을 펼쳤다.
피해지역이 너무 광범위하고 피해자가 속출하자 본부는 타 시도 소방력과 중앙119구조본부, 군, 경찰 등에 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대원들은 첫 실종신고가 나온 지난 15일 이후 하루 15시간 넘게 수색을 이어왔다.
기상 상황은 그야말로 악조건이었다. 지난 9일부터 이어진 비는 실종자 수색을 시작하고도 사흘이나 더 내렸다. 그러나 막상 19일 비가 그치자 낮 최고기온 32도(℃)를 웃도는 폭염이 주말까지 이어지며 수색 작업을 위협했다.
그럼에도 소방대원들은 내 가족을 찾는다는 각오로 지금까지 120명을 구조하고 사망자, 실종자 등 25명을 찾아내 가족 품에 안겨드렸다.

이번 구조와 수색은 유독 어려운 상황에서 이어지고 있다.
실종자 발생 지역은 도로 유실과 토사 붕괴로 진입하기 힘든 곳이 많았고, 중장비로 토사와 바위를 제거해가며 현장에 진입해야 했다. 수색 경로에는 비를 잔뜩 머금은 진흙 뻘이 형성돼 있어 어려움이 크다.
주민이 고립된 지역에는 소방대원들이 지게를 이용해 물과 음식을 운반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고립 주민을 등에 업고 1㎞ 이상 산길을 내려오기도 했다.
경북소방본부는 이날까지 남은 실종자 2명을 모두 찾을 때까지 경찰, 군 등과 합동으로 헬기, 드론, 보트, 수색견 등 가용자원을 총 동원해 수색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현재까지도 수백 명의 이재민이 임시시설에 살고 있다. 하루속히 복구를 마쳐 주민 일상을 되찾아드리고, 남은 실종자들도 신속히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민관 합동 복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2일 도청 직원 100명은 봉화군 춘양면 일대에 출동해 파프리카 시설하우스 복구와 주택에 밀려든 토사 제거를 돕기도 했다.
경북적십자사 예천지부, 경상북도·예천군새마을회, 바르게살기운동 경상북도·영주시·문경시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 경북도지부, 해병대전우회 경상북도협의회 등 지역 사회단체들도 주택 토사 제거, 밥차 운영, 성금·구호품 전달 등 전방위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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