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준표 “운동화 신고 수해 봉사”…'폭우 골프' 파고 넘을까

24일부터 사흘간 경북지역 수해 봉사 나서
당윤리위원회 징계 수위에 반영될 지 귀추 주목

홍준표 대구시장(왼쪽에서 두번째)은 20일 군위댐, 가창댐, 영천댐, 운문댐을 차례로 방문해 호우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에게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왼쪽에서 두번째)은 20일 군위댐, 가창댐, 영천댐, 운문댐을 차례로 방문해 호우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에게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골프' 논란과 관련, 19일 기자실을 찾아 유감을 표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홍 시장은

'폭우 골프'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24일부터 수해로 큰 피해를 본 경북 북부지방으로 봉사활동에 나선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홍 시장의 징계 절차에 돌입한 시점인 만큼, 이번 봉사활동이 양형에 영향을 줄지가 주목된다.

홍 시장은 22일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당에서 21~28일까지 봉사활동 한다는데 시장님도 봉사활동 하시냐"고 묻자 "다음 주 월, 화, 수 사흘 동안 경북지역에서 수해복구활동을 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른바 '황제 봉사'를 의식한 듯한 발언도 했다. 다른 지지자가 "장화 신을 때 옆 사람 손을 빌리는 것을 놓고 '황제 장화 논란'이라는 말이 안 생기도록 장화를 아예 신고 가라"고 권하자 홍 시장은 "(이번엔) 운동화 신고 하겠다"며 처음부터 트집거리를 없애겠다고 했다. 홍 시장은 2017년 7월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수해 피해 지역을 찾았을 때 현장 관계자가 장화를 신겨줘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오는 26일 당윤리위원회가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가운데 홍 시장의 이런 행보가 참작 사유가 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황정근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은 "징계 수위라는 것은 제반 사정이 다 감안이 돼 윤리위에서 결정하게 돼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김기윤 윤리위원은 "수해 현장을 찾아가 가족들을 위로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양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수해로 전국적으로 피해가 발생한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당시 대구에 비가 오지 않았다는 점 ▷재난 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이 없었다는 점 등을 내세우며 문제없다는 태도를 고수했지만, 결국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인 19일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사과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징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의 네 단계로 나뉜다. 홍 시장에게는 이 중 '중징계'에 해당하는 당원권 정지 이상 수준의 징계도 내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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