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 공감 얻기 어려운 文 정권 인사들의 “정치 보복” 억지 주장

문재인 정부 국가 통계 왜곡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감사원이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불러 조사했다고 한다. 감사원이 장 전 실장을 비롯해 김수현·김상조 전 실장까지 문 정부 정책실장 세 명을 조사했다는 소식이다. 또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은 김수현 전 실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문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세 명이 감사원 조사를 받거나 재판에 넘겨졌다는 것 자체가 엄중한 사안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주요 국가 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 감사를 진행 중인 감사원은 문 정부 당시 집값 통계가 실제 부동산값 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주택 가격 동향이 공표되기 전 한국부동산원 내부에서만 공유되는 '통계 잠정치'를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이 미리 청와대에 보고하고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가격 동향 조사 중 집값 통계를 임의로 낮췄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 소득·고용 통계에서 정부 부처 사전 보고와 청와대 개입이 있었는지도 감사원 감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감사원 조사에서 통계 왜곡 및 청와대 참모 지시 여부가 가려지겠지만 문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세 명이 조사 대상이 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문 정부 당시 소득주도성장 및 부동산 통계와 관련,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통계까지 조작해 국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을 밀어붙인 것으로 드러난다면 국정 농단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김수현 전 실장 기소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더불어민주당 친문 의원들은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김 전 실장은 탈원전 정책을 담당하던 '에너지전환 TF' 팀장으로 강압적으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밀어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문 정부 잘못에 대해 반성·사과는커녕 문재인 정권 인사들은 정치 보복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혐의가 있어 감사원 조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것일 뿐이다. 국민 공감을 얻기 힘든 억지 주장 그만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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