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벌써부터 김남국 의원 제명 ‘불가’ 군불 때는 민주당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20일 코인 투기 및 보유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남국 의원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권고했으나 민주당은 벌써부터 '불가' 군불을 때고 있다. 현역 의원을 제명하려면 윤리특위 의결 이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이미 김 의원 제명을 결의한 만큼 제명 여부는 168석의 민주당에 달렸다.

자문위의 '제명' 권고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침묵하고 있다. 21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표는 정부 여당의 수해 대응 등 현안에 대해서만 목청을 높였을 뿐 김 의원 사태는 언급하지 않았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과 가까운 친명계 의원들은 방송에 나와 '물타기' 발언을 쏟아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가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진 신고한 의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같이 고려해 봐야 한다"며 "의원 윤리에 관해 방향성을 먼저 잡아야 하며, 건건이 발생할 때마다 처리하는 것은 조금 시급하다"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본회의 표결 시) 제명은 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그리고 "품위 유지 위반의 사유로 의원직 제명이 될 경우, 국민이 선출한 여러 가지 헌법기관의 임기를 단축시킬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 있다"며 윤리특위 결정의 정당성까지 의문시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못 미쳐도 한참 못 미치는 인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 윤리자문위 조사 결과 김 의원은 상임위 도중 200차례 넘게 코인을 거래했다. 이에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15일 자문위에 출석해 상임위 도중 코인 거래는 두세 차례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코인 거래·보유의 불법 여부를 떠나 이것만으로도 의원 자격 상실이다.

민주당은 전·현직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소속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 4연속 부결로 최대의 도덕성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원마저 '방탄'한다면 분노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꼴밖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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