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림 흉기난동' 피해자 유족 "온 몸에 칼자국…사형시켜달라"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두른 조모씨가 2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두른 조모씨가 2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의 유족이 가해자의 사형을 촉구했다.

피해자 A씨(22)의 사촌 형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지난 2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동생이 억울하게 하늘나라로 갔다"며 "신림역 칼부림 사건 피의자가 다시 사회에 나와 이번과 같은 억울한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형이라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의 생활반경이 신림동이 아니기에 사망 소식을 믿지 못해 직접 시신을 확인했고, 얼굴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남겨진 칼자국과 상처를 보고 마음이 무너졌다"며 "신림동에 원룸을 구하기 위해 혼자 부동산에 방문했다가 잔인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동생은 일면식도 없는 피의자로부터 13회 흉기에 찔렸다. 목과 얼굴, 팔 등이 흉기에 관통됐다"며 "폐까지 찔려 심폐소생술(CPR)조차 받지 못하고 만 22세에 하늘의 별이 됐다. 얼굴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남겨진 칼자국과 상처를 보고 마음이 무너졌다"고 했다.

김씨는 "동생은 착하고 어른스러웠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능을 3일 앞두고 어머니가 암 투병 끝에 떠났음에도 빈소를 지키면서 중학생인 남동생을 위로했다"며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해 학생회장까지 당선됐던 모범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에서 일하던 아버지의 사업이 힘들어지자 대학 입학 때부터 과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다. 최근에는 아르바이트하며 동생을 챙겼다"며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형마저 잃은 고인의 어린 동생은 부모님도 없이 홀로 형을 떠나보냈다"고 전했다.

22일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 전날
22일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 전날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으로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그는 "유족들은 피의자가 반성문을 써서 감형받고 또 사회에 나올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이미 다수 범죄 전력이 있는 피의자가 교화되고 개선될 여지가 있다면서 기회를 또 주지 않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피의자는 남들도 불행하길 바라서 살인을 저질렀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한다. 다수 범죄 전력이 있는 33세 피의자에게 교화되고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기회를 또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이 사건이 한낱 흘러가는 단순 묻지 마 사건으로 묻히지 않도록, 가장 엄중한 벌인 사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다시는 저런 악마가 사회에 나오지 않도록 관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현재 100명의 사전 동의를 얻어 곧 공개될 예정이다. 청원 공개 이후 30일 이내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넘겨지고 심사에 채택되면 본회의에 상정된다. 본회의 의결까지 마치면 정부로 이송돼 정부가 처리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조씨가 행인들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3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1명은 치료받고 퇴원했으며 2명은 치료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는 지난 23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만큼 조씨의 신상 공개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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