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계기로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괴롭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교권 침해 '미투(MeToo)'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23일 교사노동조합연맹 소속 경기교사노조는 지난 21일부터 패들릿(여러 사람이 콘텐츠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을 개설하고 온라인 미투 운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교사노조가 개설한 패들릿에는 사흘간 1천181명이 총 1천607선의 피해 사연을 올렸다.
패들릿에는 가지각색의 미투 사연이 속속들이 게시됐다. 사연을 올린 4학년 담임교사로 2년 차 교사인 글쓴인 A씨는 학부모 상담을 진행하던 중 주먹으로 책상을 '쾅' 내려치며 "선생님 나랑 맞짱 뜨실래요? 제가 이겨요"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특수교사로 재직 중인 다른 글쓴이는 한 학부모가 "선생님 저는 무기가 많아요.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 모두 제가 학부모위원인 거 알죠?"라고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최근 악성 민원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오늘도 그 아이 엄마의 눈치를 봤다"며 "하나하나 트집을 잡아 사진 하나도 맘대로 올리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교사들이 서이초 교사 사건을 보고 분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옆 반에서도, 우리 반에서도 매일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더 비통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 밖에도 패들릿을 통해 학부모들로부터 교권 침해를 폭로하는 사례들이 빗발치고 있다.
교사노조는 최근 5년간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 고발돼 수사를 받은 사례는 1천 2백 건이 넘었으며 이 가운데 무혐의나 불기소 처분을 받은 사례도 54%로 절반을 넘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는 25일부터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합동 조사를 실시한다.
조사가 시작되면 교육부·서울시교육청은 서이초 교장·교감 등과 면담하고 사망한 교사와 이 교사가 담당한 학교폭력 사안과의 연계성,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합동조사단은 이 과정에서 학교폭력 가·피해자 부모의 과도한 민원 제기가 있었는지 등 교권 침해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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