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23)의 신병과 관련해 유엔군사령부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그동안 미국의 접촉 시도에는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엔 개입으로 송환 협상의 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앤드루 해리슨 유엔군사령부(UNC) 부사령관은 24일 "정전 협정 하에 수립된 장치를 통해 북한군과 대화가 개시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킹 이등병의 월북 사건을 놓고 "조사를 해봐야 한다"며 "우리의 최우선 고려 사항은 그의 안전"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더 자세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해리슨 부사령관은 22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JSA를 통해 북한군과 지속해 대화하고 있다"며 UNC가 북한군이 소통하는 직통 전화기, 일명 '핑크폰'을 통해 북한군에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국에서 폭행 등으로 두 달 가까이 구금됐던 킹은 지난 17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로 갈 예정이었지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달아난 뒤 다음 날 JSA 견학에 참여하던 중 무단으로 월북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킹이 고의로 월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미 온라인 매체 '더메신저(the Messenger)'는 자체 확보한 미군 내부 문서를 인용, 킹이 지난해 법적 체포와 징계가 이뤄졌을 때 지휘관들에게 소속 부대나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킹 이등병은 작년 9월 마포구 홍익대 인근 한 클럽에서 술을 마시다가 시비가 붙은 한국인의 얼굴을 여러 차례 주먹으로 때린 혐의(폭행)로 기소되기도 했다. 작년 10월에는 서울 마포구에서 폭행 사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순찰차 뒷좌석의 문을 여러 차례 걷어차 망가뜨린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져 올해 초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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