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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속의 빈곤?…'공급 과잉' 대구, 중대형 아파트는 태부족

대구 시내에서 바라본 시가지 아파트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시내에서 바라본 시가지 아파트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올해 대구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역대 최다인 3만3천여 가구에 이를 정도로 공급 과잉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85㎡를 넘는 중대형 면적은 장기간 공급 부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집콕' 생활로 주거 트렌드가 '벌크업 사이징'으로 변하는 추세와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25일 애드메이저 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작년까지 2년간 대구에 신규 공급된 아파트는 모두 3만7천550가구이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85㎡ 초과 면적의 아파트는 3천770가구에 불과하다. 전체 공급 물량의 10% 수준이다.

범위를 최근 5년으로 넓혀도 ▷2022년 10.8% ▷2021년 9.6% ▷2020년 11.6% ▷2019년 7.5% ▷2018년 7.9% 등 전체 물량의 10%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구시의 면적별 사업승인 자료를 봐도 이 같은 상황은 고스란히 나타난다. 전용 85㎡ 초과 승인이 2006년과 2007년에는 50%를 넘겼지만 2010년 이후 10% 이하로 급격히 줄었다. 심지어 2012년에는 0.5%까지 줄었을 정도.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 물량의 상당수를 중대형 물량이 차지한, 좋지 않은 경험이 대형 평형 공급을 주저하게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두석 애드메이저 대표는 "대구에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던 때가 2008년이었다. 당시 미분양 물량 2만1천379가구 중 전용 85㎡ 초과가 1만2천715가구로 무려 59%를 차지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중대형 면적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희소가치는 높아지는 형국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중대형 면적 아파트가 비교적 가격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2021년 분양한 대구 수성구 만촌동 '만촌역태왕디아너스' 전용 118㎡의 분양가는 11억6천400만원인데 현재 분양권 시세가 12억8천만원에서 13억7천만원까지 형성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봐도 수성구의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면적 226㎡가 지난 4월 23억원에 거래됐다. 대구 부동산 시장이 한창 가파르게 뛰던 2020년 7월(21억원) 보다도 더 오른 셈이다.

대구의 한 분양 전문가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집에서 업무, 취미생활을 즐기게 된 수요자들이 중대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최근에는 '레이어드 홈' 개념도 생겨나면서 중대형 아파트의 대체재로 여유로운 면적의 전원주택과 태왕아너스더힐 같은 타운하우스를 찾는 수요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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