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구 '부상 속출' 축구 '구멍 행정'…아시안게임 엔트리 어쩌나

야구, 구창모 부상에 이어 이정후 부상으로 이탈 우려
야구는 부상에 발목 잡힌 반면 축구는 행정 실수 탓
축협이 규정 몰라 국가대표 자격 없는 선수 선발해
위기 자초한 축협 탓에 1명 적은 엔트리로 출전할 판

한국 야구 대표팀의 핵이자 키움 히어로즈 전력의 구심점인 이정후. 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의 핵이자 키움 히어로즈 전력의 구심점인 이정후. 연합뉴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과 축구 대표팀이 나란히 엔트리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야구 대표팀은 부상, 축구 대표팀은 대한축구협회의 헛발질 때문에 엔트리에 공백이 생겨서다.

야구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현역 선수 가운데 자타공인 최고로 꼽히는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발목 부상으로 아시안게임 출전이 사실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미 구창모(26·NC 다이노스)의 합류가 불투명한 가운데 마운드에 이어 타선에도 구멍이 뚫릴 판이다. 자칫 투타 에이스 없이 출전해야 할 수도 있다.

야구 대표팀의 핵 이정후는 왼쪽 발목 신전지대(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가 손상됐다. 봉합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수술 후 재활 기간까지 고려하면 약 3개월은 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0월 말은 돼야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부상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합류가 힘들어진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연합뉴스
부상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합류가 힘들어진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연합뉴스

10월 말이면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이미 끝난 뒤다.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어야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힘겹게 중위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키움으로선 쉽지 않은 일이다. 아직 젊지만 이정후는 팀의 구심점인데 가장 중요한 선수가 빠지게 생겼다.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에게도 이정후의 소식은 청천벽력이다. 대표팀 소집 예정일은 9월 20일이고 아시안게임은 9월 말 시작해 10월 초 끝난다. 아직 이정후가 재활에 매달릴 때다. 이정후를 중심에 두고 짠 전력 구상을 다시 해야 할 판이다.

공격만 문제가 아니다. 이정후의 수비 위치가 외야수라는 것도 문제.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든 전문 외야수는 이정후와 최지훈(SSG 랜더스), 최원준(KIA 타이거스) 등 3명 뿐이다. 내야수 일부를 외야로 돌릴 순 있으나 수비의 무게감이 달라진다. 삼성 라이온즈의 중견수 김현준, 롯데 자이언츠의 윤동희와 김민석 등이 대체 자원 후보군이 될 만하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구창모(NC 다이노스). 구창모 SNS 제공
한국 야구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구창모(NC 다이노스). 구창모 SNS 제공

와일드카드인 구창모도 변수다. 전완부 미세골절로 이탈했는데 빨라도 8월 말은 돼야 복귀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대표팀 합류 가능성은 있으나 현재로선 불안감을 지우기 어렵다. 구창모까지 빠진다면 2명을 새로 뽑아야 할 상황이다. 키움의 최원태나 KT 위즈의 엄상백 등이 구창모의 대안으로 꼽힌다.

야구와 더불어 국내 양대 인기 스포츠인 축구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엔트리는 22명인데 현재로선 21명만으로 금메달 도전에 나서야 할 상황에 처했다. 야구가 선수들의 부상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면 축구는 대한축구협회의 무능 탓에 위기를 자초했다.

이상민. 성남 SNS 제공
이상민. 성남 SNS 제공

대한축구협회는 행정 실수로 국가대표 자격이 없는 이상민(성남)을 엔트리에 넣었다. 이미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최종 명단도 제출했다. 이 명단은 부상 등 의학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이 명단을 변경할 수 있다. 이강인이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으로부터 출전 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20명만 참가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과거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이상민은 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규정상 올해 8월까지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없음에도 대한축구협회는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최종 명단 제출 전 국내에서 이 명단이 공개되자마자 축구 팬들의 여론이 들끓었음에도 대한축구협회는 상황을 재빨리 인식하지 못했다. 실수가 반복되니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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