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각 3시간 만에 수해 현장 찾은 이상민 행안장관 "국민께 죄송"

피해 농가 둘러보며 존재감 부각…이태원 유가족에도 "위로 드린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청구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후 충남 청양군 인양리를 찾아 침수피해 농가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청구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후 충남 청양군 인양리를 찾아 침수피해 농가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로 탄핵소추안을 받은 이상민 행정안정부 장관이 25일 업무에 복귀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이 장관의 국회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헌재는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 장관 탄핵 심판 사건의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9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 충암고·서울법대 직속 후배로 작년 취임 때부터 실세 장관으로 불린 이 장관은 5개월간 직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한상섭 차관이 역할을 대신했으나 사실상 실무 컨트롤 타워가 공석이 된 것으로 이번 폭우 대처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탄핵 굴레에서 벗어난 이 장관이 이날 즉각 수해 현장을 찾으며 존재감을 드러냄에 따라, 행안부가 제자리를 잡을 지가 주목된다. 만약 이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극복하고 재난 안전을 잘 수습한다면, 야권이 무리한 정쟁으로 재난 안전 컨트롤 타워를 공석으로 만들었다는 여론을 등에 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탄핵 기각을 예상했던 이 장관은 오후 5시 충남 청양군 수해 현장 일대를 점검했다. 청양군은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13개 지자체 가운데 하나다. 이 장관은 지천 제방 복구현장을 둘러보고 비닐하우스와 침수 피해 농가의 복구 현장을 살폈다. 이어 정부세종청사의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호우 상황을 점검하고 간부회의도 가졌다.

이 장관의 최우선 과제는 사망, 실종 등 50명 인명 피해 복구와 오송 지하차도 사고 등에서 허점을 드러낸 재난안전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는 일이다. 보름 넘게 이어진 집중호우로 12년 만에 최대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서울의 절반이 넘는 면적에서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 아직 귀가하지 못한 이재민도 2천여 명에 달한다.

이를 의식한 이 장관은 탄핵소추안 기각 후 "국민께 죄송하다"며 몸을 낮췄다. 이 장관은 "저의 탄핵소추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10.29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다만 이 장관이 법적 책임은 벗어났지만 이태원 유가족의 반발 등 도의적, 정치적 책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 장관은 "이번 기각결정을 계기로 10.29참사와 관련한 더 이상의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다시는 이러한 아픔을 겪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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