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동구 율암동 안심뉴타운로 일대는 곳곳에 공사 자재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공사가 진행 중인 왕복 4차로 도로를 따라가자 종점 부근에 흙더미와 함께 녹슨 컨테이너 4~5동이 도로를 막고 있었다.
컨테이너 뒤쪽으로는 공장으로 사용된 흔적이 보이는 건물이 문이 굳게 닫힌 채 서 있었고, 곳곳에는 거미줄이 처져 있었다. 빨간색과 노란색 등으로 페인트칠 된 배관들도 구석에 놓여 있었고 잡초와 풀이 무성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올해 초까지는 한창 공사를 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이 상태로 멈춰있다"며 "소음이 신경 쓰였는데, 얼른 공사가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2025년 이케아(IKEA) 입점을 앞두고 대구시가 조성하고 있는 안심뉴타운 북편도로 공사가 보상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 3월 완공 예정이던 도로는 50m를 앞두고 수개월째 지연되고 있다.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안심뉴타운 북편 도로는 동구 율암동에서 각산동을 잇는 폭 20m, 길이 1천230m의 왕복 4차선 도로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740m)은 2018년 실시설계를 마치고 2021년 12월 조기 착공했다.
대구시는 해당 도로가 완공되면 범안로, 반야월로 등과 연결돼 복합신도시로 개발되는 안심뉴타운의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은 2025년 하반기 세계 최대 가구점인 이케아(IKEA)가 들어설 예정이기도 하다.
시와 보상 문제로 갈등을 빚은 업체는 차량에 연결하는 콘크리트 타설용 배관을 제조하는 중소 업체다. 전체 공사 용지 1만5천㎡ 가운데 7%에 해당하는 1천㎡ 정도를 해당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대구시가 형평성 있는 보상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돌렸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이전 비용과 영업 손실까지 합치면 최소 1억원은 들어가는 상황에서 최초로 시에서 다소 낮은 금액을 제시했다"며 "금액이 너무 적어 이의제기를 몇 번 했으나 겨우 200만원 올려주는 게 전부였다"고 하소연했다.
완공 시기가 점점 늦어지자 교통난 해소를 기대했던 지역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인근에는 2009년 들어선 800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지난해 8월 입주한 아파트(430가구),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759가구)까지 모두 2천가구가 들어선 상태다.
이에 대해 조성욱 대구시 토목1과장은 "해당 업체에게 이달 말까지 이전할 것을 요청했고 만약에 기한을 넘기면 강제로 이전하는 행정대집행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전이 완료되면 공사 마무리까지는 3~4주 정도가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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