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 기업인!] 안영진 라라코스트 대표 "제일 가는 패밀리 레스토랑 만들 것"

"10대부터 80대까지 웃음꽃 피는 레스토랑을 만들기 위해 노력"
"끊임 없는 변화와 다양화 전략으로 중·소형, 프리미엄 매장 및 해외 진출까지 목표"

24일 수성구 들안길에 있는 라라코스트 본사에서 안영진 대표가 사업 포부에 대해 밝히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4일 수성구 들안길에 있는 라라코스트 본사에서 안영진 대표가 사업 포부에 대해 밝히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패밀리 레스토랑의 전성기로 불렸던 2000년 초반. TGI, 베니건스, 아웃백 등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이 큰 인기를 누렸으나, 2010년에 접어들면서 비싼 가격과 메뉴의 다양성 부재 등으로 쇠퇴기로 돌아섰다. 아웃백은 여전히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지난 2021년 bhc그룹에 매각되는 등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이처럼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 주역들이 변하는 동안, 합리적 가격과 다양한 메뉴 구성을 무기로 성장해 온 토종 패밀리 레스토랑 '라라코스트'의 성장이 눈에 띈다. 24일 수성구 들안길에 있는 라라코스트 본사에서 안영진 대표를 만나 패밀리 레스토랑 쇠퇴기로 불리던 2011년 창업 후 줄곧 성장세를 유지해 온 비법(?)에 대해 들어봤다.

▶어떻게 사업을 하게 됐는지?

2000년대를 떠올려 보면 그때는 패밀리레스토랑 전성기였다. TGI, 베니건스, 아웃백과 같은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이 대부분인 시기였다. 당시에 "왜? 패밀리 레스토랑은 꼭 비싸야만 하지?", "해외 로열티 없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만들어 볼까?" 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남녀노소 모두가 쉽게 방문할 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만들어 행복한 식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 외식 문화를 이끌고자 했다.

사명은 즐거울 때 '랄라랄라'라고 표현하는 것에서 착안해 라라코스트로 지었다. 다양성과 즐거움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입을 즐겁게 할 90여가지의 메뉴를 개발했고 가격도 낮췄다. 그렇게 2012년 3월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120여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라라코스트는 어떤 패밀리 레스토랑인가?

라라코스트는 라라에프앤비의 주력 브랜드로 파스타, 스테이크, 피자 등 양식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 라라코스트는 뷔페식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와 애슐리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운영 중인 패밀리 레스토랑 가운데 아웃백 다음 순위로 꼽히는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본사 라라에프앤비는 라라코스트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담당하는 업체다.

라라코스트의 특징은 패밀리 레스토랑치고는 가격이 상당하게 저렴하다는 점이다. 파스타 가격이 5천900원부터 시작한다. 이밖에 다양한 양식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다.

10대부터 80대를 넘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캐주얼 패밀리 레스토랑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특정 연령층을 타겟팅한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를 고객층으로 포지셔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음식 외에도 가족 고객을 배려한 놀이방 시설, 수유방 시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차별화를 위해 탄산음료는 물론 원두 커피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아울러 음식 플레이팅과 기분 좋은 공간을 연출하는 플랜테리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라라코스트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메이크 브레이크 메이크(Make Break Make) 실현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픈 때부터 지금까지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혁신과 변화하는 브랜드다. 이같은 행보는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 빛났다. 지난 코로나19 사태 당시에도 이미 변화를 꾀하기 위해 직영점을 중심으로 딜리버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던 터라,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 만약 변화하지 않았다면 사라지거나 어려워진 여느 브랜드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라라코스트가 10년 이상 성업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파인 다이닝'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저렴하다고 '서비스와 맛이 적당해도 된다'는 건 고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신중하고 적당선에서 '괜찮겠지'라고 합리화하지 않고 있다. 10여 년이 지난 아직도 라라코스트와 같은 전략을 가진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는 쉽게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일반 패밀리 레스토랑은 기존 메뉴와 인테리어에 대한 큰 변화를 적용하지 않지만, 라라코스트는 90여 가지의 다양한 메뉴, 1년에 3회 이상 새로운 신메뉴와 트렌드에 맞는 인테리어 변화, 키즈룸 시설 완비, 탄산음료, 원두커피 무료 제공, 서빙로봇, 테이블오더 도입 등으로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를 이끄는 선두 역할을 해왔다.

이같은 전략으로 12년간 라라코스트는 특별한 광고 없이 120여 개 매장을 오픈했다. 라라코스트는 로열티를 받지 않고 있다. 광고도 특별히 하고 있지 않다 보니 점주들의 부담은 그만큼 덜어진다. 폐점 위기에 놓인 매장이 있더라도 본사에서 직접 인수해 리뉴얼한 뒤 직영 매장으로 운영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새로운 외식 브랜드가 생기고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경쟁사에 밀려나는 것은 고객에게 선택받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지 않아서다. 시장에 남아있다 해도 존재감이 충분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쉽게 대체된다고 생각한다.

라라코스트의 목표는 중간, 혹은 평균 이상이 아니다. 쉽게 대체되지 않는 브랜드, 대한민국 1등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가 되는 것이 라라코스트의 포부이자 목표다.

수성구 라라코스트 본사 사옥. 라라코스트 제공.
수성구 라라코스트 본사 사옥. 라라코스트 제공.

▶앞으로의 계획은?

좀 더 다차원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생각이다. 외식업에서 고객 만족 없이 성공하는 브랜드는 있을 수 없다. 대형 백화점, 몰매장 입점에 주력할 계획이며 올해는 누구나 집에서도 라라코스트를 즐길 수 있도록 가정 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 레스토랑 간편식(Restaurant Meal Replacement)을 런칭할 생각이다. 중·소형, 프리미엄 매장을 개점한는 한편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별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메뉴 연구개발(R&D) ▷교육 ▷사업적인 부분에 물적·인적 자원을 전사적으로 투자한다. 특히 가맹사업 본부에서는 라라코스트 외 제2브랜드, 제3브랜드 론칭도 기획하고 있다.

▶끝으로 프랜차이즈 업계 발전을 위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구시에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 대구는 대기업이나 제조 기업이 타지역에 비해 적은 게 사실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차원으로 대구시에서 스타기업을 지원해 주고 있는데, 이 부분에 음식, 외식업도 선정 대상에 넣는 등 다각도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구에서 시작해 전국적인 성공을 거둔 프랜차이즈가 상당히 많다. 그런데 그 많은 회사들이 본사를 서울이나 경기도로 상당수 이전한다. 왜 이전하는지 대구시도 고민해봐야 한다. 그만큼 대구시의 지원이나 대구에 있을 메리트가 없다는 게 업계 이야기다. 외식업 대형 매장의 경우 직원 30명 이상은 기본으로 필요한데, 프랜차이즈 본사가 대구에 있다면 함께 일하는 계열사도 상당히 많아진다. 결과적으로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고용 창출도 이뤄지는 것이란 생각에 이같이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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