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다시 도약하는 포항 구미

이대현 논설실장
이대현 논설실장

'국토 디자이너'. 고속도로, 공단 등을 건설하며 국가의 지도를 바꾼 박정희 대통령을 수식하는 말이다. 그의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는 상전벽해(桑田碧海)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전국 곳곳에 박 대통령의 흔적이 배어 있는데 그중 포항과 구미는 박 대통령에게 더욱 각별한 도시다. 박 대통령이 포항제철과 구미공단을 입안하고 건설하는 등 두터운 인연을 맺어서다.

포항과 구미, 두 도시는 박 대통령이 추진한 산업화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 포항은 철강산업, 구미는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국부(國富) 창출에 기여했다. 두 도시는 산업 발전으로 좁게는 대구경북, 넓게는 국가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하지만 수도권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두 도시 소재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옮겨가면서 도시 위상이 떨어지는 등 기로에 처했다.

포항과 구미가 이차전지, 반도체 특화단지로 동시에 지정된 것은 두 도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미 이차전지와 반도체에서 두루 경쟁력을 갖춘 두 도시는 특화단지 지정을 기폭제로 삼아 해당 산업에서 한국을 넘어 세계 대표 도시로 비약을 도모하고 있다. 포항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의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 거점(연간 70만t)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구미는 반도체 공정의 핵심 소재인 12인치 웨이퍼 시장 분야 세계 2위 도약을 목표로 내걸었다. 특화단지 지정으로 날개를 단 형국이다.

두 도시가 그리는 미래는 지금과는 차원이 다르다. 포항은 철강 도시를 넘어 이차전지 집적지, 구미는 전자산업 메카를 넘어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 초격차를 만들어낼 지역으로 비상을 꿈꾸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개항으로 항공 물류 여건이 호전되는 것도 긍정 요인이다.

침체를 겪었던 포항, 구미 두 도시의 도약은 대구경북은 물론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호재다.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 경제계, 시민들이 힘을 모아 도시 발전에 매진해야 할 때다. 중앙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계속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산업화 시대에 이어 첨단산업 시대에 국가 경제발전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포항, 구미 두 도시의 미래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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