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태풍 카눈 발생이 임박했다.
5호 태풍 독수리가 필리핀 루손섬과 대만 타이완섬 사이를 지나 중국 내륙으로 진입, 앞으로 72시간(3일) 내로 소멸할 예정인 가운데, 새 태풍이 바톤 터치를 하는 맥락이다.
▶일본 기상청은 26일 오후 9시 예보 업데이트를 통해 태풍 독수리의 예상경로를 알리면서 태풍 카눈으로 발달할 예정인 열대저압부의 예상경로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이 열대저압부는 앞선 태풍 독수리에 비해 동쪽에서 북서진을 할 전망이다. 앞으로 계속 해상을 지나다 7월 31일쯤 오키나와 군도의 중심지인 오키나와 본섬 나하시 일대를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도 이날 오후 10시 태풍 독수리 예상경로 업데이트 후 오후 10시 50분 10호 열대저압부 발생 소식을 알렸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괌 남서쪽 600여km 해상에 위치해 있는 10호 열대저압부에 대해 일본기상청과 마찬가지로 7월 31일 오키나와 본섬에 다다르는 북서진 경로를 전망하고 있다. 기상청은 "24시간 이내에 태풍 카눈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태풍 카눈으로 발달할 10호 열대저압부에 대해서는 태풍 독수리를 한반도로 끌어들이지 않고 서쪽 중국 내륙으로 밀어낸 북태평양 고기압이 역시 중국 상하이 일대로 밀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쪽으로 확장한 데 따라 저기압인 태풍의 경로가 되는 고기압의 가장자리도 서쪽으로 옮겨진 데 따른 것인데, 이 서쪽 확장은 태풍 독수리는 물론, 한반도의 장마전선도 최근 쫓아냈다. 이에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브리핑을 통해 공식적으로 올해 장마 종료(=한여름 시작)를 선언했다.
▶10호 열대저압부의 예상경로로 되돌아오면, 일본기상청의 7월 31일까지 예상 이후를 두고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과 미국기상청(GFS) 모델 등이 중국 상하이 일대를 가리키고 있다.
ECMWF 모델과 GFS 모델 둘 다 10호 열대저압부가 발달한 태풍 카눈의 오키나와 관통을 예상하고 있다. 일본기상청과 마찬가지로 7월 31일~8월 1일쯤 오키나와 본섬 내지는 그 주변을 남에서 북으로 지날 것으로 본다.
이어 태풍 카눈은 기존 북서진 경로를 좀 더 서쪽으로 꺾는다.
즉, 태풍 카눈이 만일 좀 더 동쪽에서 북상했다면 우리나라 제주도를 거쳐 서해로 올 가능성이 좀 더 커질 수 있지만, 북태평양 고기압의 서쪽 확장에 따라 태풍 경로(고기압 가장자리) 역시 서쪽에 위치하게 되는 수순이다.
참고로 북태평양 고기압은 한여름에는 서쪽으로 크게 확장했다가 가을이 되며 점차 동쪽으로 쪼그라드는데, 그래서 '가을 태풍'은 서쪽 중국보다는 동쪽 한국이나 일본으로 와 큰 피해를 만드는 경우가 잦다.
다만 기상 상황은 계속 유동적인 만큼, 현재 우리 기상청과 일본기상청 및 각 예측 모델들이 내놓고 있는 태풍 예상경로 역시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사실 북태평양 고기압은 한번 한반도를 장악해 한여름의 스타트를 끊은 후 계속 세력을 유지할 수도(=서쪽으로 확장해 있을 수도) 있지만, 여름 중 세력이 약해질 수도(=동쪽으로 쪼그라들 수도) 있다.
예를 들면 2011년 8월 초에 북상한 9호 태풍 무이파의 경우 기상청 예상경로는 중국 내륙행이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힘을 제대로 쓸 것으로 봤던 것.
하지만 실제 태풍 무이파의 이동경로는 좀 더 동쪽인 제주도 서쪽~서해상~북한 신의주 일대였다.(위 이미지 참조) 가을은 돼 쪼그라들어야 할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상과 달리 서쪽으로 뻗지 못하고 서해상에 남북으로 늘어섰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태풍 카눈을 비롯해 앞으로 만들어지는 태풍들의 이동경로 역시 북태평양 고기압의 변화 내지는 변덕(?)을 계속 주시하며 따져봐야 한다.
일단 현재 각국 기상당국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계절에 맞게 힘을 쓰고 있기(=힘으로 장마를 밀어내며 한여름을 불렀기) 때문에, 태풍 카눈에 대해서도 오키나와행에 이은 상하이행을 전망하고 있는 셈이다.
카눈(Khanun)은 태풍위원회 14개국 중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열대과일 카눈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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