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장관 "한동훈-박범계 설전, 저런 수준? 상스러워"

"법리 공부 많이 한 전·현직 법무장관, 국민이 들을 때 도움될 만한 논쟁 했어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방송화면 캡쳐

보수 원로 인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법무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질의에서 서로를 향해 태도를 지적하며 설전을 벌인 것을 두고 "상스러운 얘기가 오갔다"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2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전날 국회 법사위 현장 질의에서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서로의 말투와 표정까지 지적해가며 날을 세운 데 대해 "공부를 그렇게 많이 하고 훌륭한 경력을 쌓은 분들이 저런 수준의 상스러운 얘기를 주고받으니 국민들이 뭐라고 그러겠나"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저는 질문도 해본 사람이고 답변도 해 본 사람이다. 국회 법사위는 특히 상임위 중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상임위"라며 "전직, 현직 법무부 장관 두 분 다 법을 공부한 분들이고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다. 국민이 들을 때 공부가 될 만한, 도움이 될 만한 법리 논쟁을 해줘야지 저런 인신 공격성, 가십성 말을 법사위에서 주고받으면 본인 개인들의 권위도 권위지만 법사위 권위는 뭐가 되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안타깝다. 저 정도 수준밖에 안 되나"라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박범계 민주당 의원들이 법사위 회의장에서 주고받는 대화에 배울 만한 내용이 오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소한 법리를 공부한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었으면, 그 대화의 수준은 훨씬 높았어야 된다'는 건 지를 묻는 진행자 말에 "그렇다. 장관 (재직)할 때 국무회의 들어가면 각료들 사이에 법리 논쟁이 벌어질 때 법제처장이나 법무장관이 마지막 유권 해석을 한다. 그러면 그 각료들 사이의 법률 논쟁도 각각 자기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거지 않나"라고 짚었다.

윤 전 장관은 이어 "굉장히 들을 만하고 그걸 나중에 다 들은 다음에 법무부 장관이나 법제처장이나 또 차관이 유권해석 할 때도 아주 공부가 될 만한 얘기를 해준다. 저는 그 공부를 많이 했다. 정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거듭 "저는 그 공부를 많이 했다. 정말 도움이 됐다. 공부가 되더라"면서 "왜냐하면 민주주의 국정은 법과 제도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법을 전공하지 않은 저 같은 사람은 배울 게 정말 많더라"고 강조했다.

박범계 의원(왼쪽), 한동훈 장관. 연합뉴스

앞서 전날 전·현직 법무부 장관 간 설전은 박범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가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법정구속된 점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장관의 '표정'을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박 의원은 한 장관을 바라보며 "공정·정의를 관할하는 법무부 장관께서 왜 이렇게 엷은 미소를 띠고 계시냐"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제 표정까지 관리하시느냐"고 했고, 다시 박 의원은 "제가 관리한다고 관리되느냐"며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혹시 법무부 장관께서 대통령을 대신해서 한 말씀 해줄 수 있나"라고 물었고, 한 장관은 "이 사안은 사법 시스템에 따라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다. 지금 민주당처럼 이화영 진술 번복하기 위해 사법 시스템에 개입하려는 시도는 이 재판 내내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역시 동문서답으로 얘기한다. '이화영'에 '이'자도 안 물었다. '최'를 물었는데 '이'를 대답한다"며 "좀 무겁게 법무부 장관 답게 하시라. 예?"라고 했다. 한 장관은 "그러고 있다. 소리 지르지 마시라"고 맞섰다.

박 의원은 손으로 한 장관을 가리키며 "내가 '이'자를 물은 게 아니라 '최'자를 물었는데 왜 '이'자로 답을 해요?"라고 큰 소리로 따졌고, 한 장관은 "의원님 여기 소리지르는 데가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전·현직 법무부 장관 사이의 설전은 박 의원의 '고성'으로 한층 거세졌고, 한 장관과 박 의원 간 설전은 한동안 계속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