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이승만·트루먼 전 대통령 동상 세워졌다

민족문제연구소 등 17개 시민단체… 독재자 이승만 동상 건립 규탄
이철우 지사 "오늘 대한민국이 우뚝 서는 역사적인 날,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든 인물과 역사의 화해를 추진"

27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열린
27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열린 '이승만·트루먼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 전 대통령 양자 이인수 박사, 조갑제 동상건립추진위원장,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김재욱 칠곡군수를 비롯한 내빈들이 제막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이승만·트루먼 한미 전 대통령의 동상이 우여곡절 끝에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건립됐다. 양 국의 정상의 동상이 한자리에 선 것은 처음인 데다 백선엽 장군 흉상에 이어 워커 장군 흉상도 들어올 예정이어서 '호국 성지'란 칠곡의 브랜드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도와 칠곡군, 동상건립추진모임은 27일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이승만·트루먼 한미 전 대통령의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동상은 '이승만·트루먼 동상건립추진 모임'(이하 동건추)이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을 만든 김영원 조각가에 의뢰해 만들었다.

동건추는 자발적 민간단체로 구성돼 2017년 4.2m 높이 규모로 동상을 제작됐다. 서울 전쟁기념관 등에서 설치를 거부하면서 세울 곳을 찾지 못하다가 2021년 경북도와 협의,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동상 장소로 정했다.

앞서 지난 5일에도 같은 장소에 6·25 전쟁영웅 백선엽 장군의 동상이 세워졌다.

28일에는 6·25 당시 이른바 '워커 라인(낙동강 방어선)'을 구축, 대한민국을 구한 미8군 사령관 월턴 해리스 워커(1889~1950) 장군 흉상도 같은 곳에서 제막된다.

조갑제 대표는 "1954년 8월 미국을 방문한 이승만 대통령이 트루먼 대통령을 만난 지 69년 만에 이 자리에서 동상으로 재회를 하게 됐다"며 "두 분은 영원히 백선엽 장군 동상과 함께 자유의 수호신이 되어 우리를 지켜볼 것이다. 세계의 자유를 지켜낸 세계적인 명소가 되도록 잘 가꿔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6·25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에 맞춰 개최된 이날 제막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조갑제 동상건립추진모임 대표,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김재욱 칠곡군수, 이승만 전 대통령 아들 이인수 박사, 국가유공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대독)를 통해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이자 유엔군 참전의 날인 오늘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를 지켜낸 역사적 현장에 함께 하고 있다. 칠곡 다부동은 최초 한미 연합 작전으로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한 결전 장이며, 한미 동맹의 토대가 됐다. 자유민주주의와 한미 동맹의 표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오늘 대한민국이 우뚝 서는 역사적인 날이다.'정전 70주년'을 맞는 오늘 자유 수호 진영의 승리를 다시 한번 선포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며 "이번 동상 건립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승리의 역사를 기리고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든 인물과 역사의 화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민족문제연구소 등 17개 시민단체는 "윤석열 정부와 경상북도는 역사의 반동을 멈추라. 독재자 이승만 동상 건립을 규탄한다"며 동상 건립 반대 집회를 열고 "이승만·트루먼 동상은 2017년에 제작된 뒤 전쟁기념관과 주한미군마저 영내 설치를 거부해 건립 부지를 찾지 못하다가 지난 6월 16일 기습 설치됐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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