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5월 출생아 역대 최소, 저출산 정책 획기적 전환 시급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5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출생아 수는 1만8천988명으로 1년 전보다 1천69명(5.3%) 감소했다. 이는 월간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5월 기준 역대 최소다. 올해 5월까지 출생아 수는 10만1천72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천865명(7.2%) 줄었다. 이대로 가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사상 최저였던 지난해의 0.78명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 최악 수준의 저출산 문제는 국가 존립 기반마저 위협하는 국가적 어젠다가 됐다. 정부가 저출산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이런 사정을 반영한 결과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저출산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선택과 집중'을 하고 기존 틀에서 벗어난 획기적 정책 전환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했다.

2006년부터 2021년까지 280조 원을 저출산 대책에 쏟아부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온갖 저출산 대책을 내놓았으나 저출산 추세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인구 소멸 위기만 가중되는 실정이다.

지금까지의 인구정책은 완전 실패했다. '아이를 낳으면 이러저러한 혜택을 주겠다'는 식의 공급자 마인드 정책에 치중했고, 정책이 재탕이거나 백화점식 나열에 그친 탓이 컸다. 저출산 정책 수요자의 관점을 반영하고 생애주기 전반의 양태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다층 구조의 대책이 시급하다. 당사자인 청년을 위한 일자리 확대, 저렴하고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을 거론할 수 있다. 저출산 문제는 출생과 양육에 국한하지 않고 교육, 일자리, 부동산, 복지, 노후 안정 등 생애주기에 따른 개인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따라서 정부의 새로운 저출산 대책은 전 분야를 아우르는 세밀하고 중장기적인 대책이 돼야 한다. 정부는 무엇이 아이를 낳지 않는 현실을 만들었는지 따져 보고, 청년들을 만나 목소리를 듣고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실질적인 저출산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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