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구 "제 강점은 편안함…인간미 때문에 캐스팅됐대요"

'이번 생'서 냉철하려고 애쓰는 하도윤 역…"원작보다 인간적으로 묘사"

드라마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 출연한 배우 안동구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로서 강점이요? 저는 편안함이 강점이에요. 스스로 편안을 찾을 줄 알고, 상대방도 편하게 해줄 수 있어요."

장마가 끝나고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인근 공원에서 인터뷰 사진 촬영을 위해 두꺼운 가죽 재킷을 걸친 배우 안동구(30)는 촬영을 서두르는 사진 기자에게 연신 "괜찮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언론과 인터뷰는 처음이라는데 사진 촬영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긴장한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

애써 대답을 서두르기보다는 곰곰이 생각할 시간을 가진 후 정리된 생각을 조곤조곤 펼쳐냈다. 중간중간 넉살 좋은 웃음을 터트리며 장난기 섞인 대답으로 분위기를 풀어낼 줄도 알았다.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인간미 때문에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 하도윤 역에 캐스팅됐다고 들었다"는 그의 설명이 납득됐다.

안동구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 남자 주인공 문서하(안보현 분)의 비서이자 절친인 하도윤을 연기했다.

원작인 웹툰 속 하도윤은 선이 얇고 차가운 느낌의 '미소년 캐릭터'다. 초반에는 캐릭터와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평도 있었다.

안동구는 "오디션을 세 번에 걸쳐 봤는데, 감독님께서 제 편안한 모습이 캐릭터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원작 팬 분 중에는 하도윤이 인간미라는 단어와는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 거예요. 하지만 만화 속 인물과 드라마 캐릭터는 또 다르잖아요. 인간이 연기하는 드라마 속 하도윤은 조금 더 편안하고 따뜻하게 묘사하고 싶었어요."

안동구는 인간적인 모습이 오히려 원작 캐릭터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사실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냉정한 척 애쓰는 모습이 더 짠해 보이지 않느냐"며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게 티가 나야 차가운 모습도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아홉 살 나이에 부모님을 여읜 하도윤은 일곱 살 터울 동생을 살뜰하게 챙기며 일찍 어른이 돼버린 속 깊은 캐릭터다. 약해지고 싶지 않아 어떤 감정도 쉽사리 꺼내놓지 않았고, 늘 주먹을 꽉 쥐고 버티면서 살아왔다.

안동구는 "원작에서 하도윤은 거의 웃는 법이 없는데, 드라마에서는 문서하나 동생 하도진과 있을 때 일부러 풀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겉으로 감정 표현을 안 하는 캐릭터라 시선과 눈빛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게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재벌 2세인 문서하의 절친이자 비서로 십수 년째 그의 곁을 지켜온 하도윤은 문서하를 진심으로 위하지만, 동시에 못난 자격지심에 시달리기도 한다.

'돈 때문에 친구 비서 노릇이나 한다'는 멸시와 뒷말을 하도 많이 들어 익숙해졌지만, 들을 때마다 속이 쓰리기는 매한가지다.

안동구는 하도윤이 자신에게 거침없이 직진하는 여자 윤초원(하윤경)을 단호하게 밀어내는 이유가 배려였다고 짚었다.

그는 "윤초원과 사귀기 시작하면 윤초원 역시 뒷말의 주인공이 될 텐데, 같은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니까 밀어낸다는 말이 참 역설적인데, 오히려 하도윤이 이기적이었다면 그냥 한 번 만나봤거나 아주 매몰차게 초원이를 끊어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 JTBC 드라마 '바람이 분다'로 데뷔한 안동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2020), 드라마 '그 해 우리는'(2021), '법대로 사랑하라'(2022) 등에 출연했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를 통해 주연 배우로 발돋움한 그의 목표는 "오래 일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일하면서 문득문득 너무 행복한 순간들이 있어요. 연기가 너무 좋아서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몸이 힘들어서 못 할 때까지 꾸준히 연기를 하는 게 목표예요. 거창한 건 바라지도 않고, 오래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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