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절반 가량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우리나라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8월 15일에 일제의 가해와 반성을 언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공익재단법인 일본여론조사회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평화'에 관한 인식을 물은 우편 여론조사에서 유효 응답자 1천758명의 49%는 기시다 총리가 올해 패전일 추도식에서 가해와 반성을 언급해야 한다고 답했다.
가해와 반성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은 46%였다.
일본여론조사회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패전일 추도식에서 일제의 가해 사실을 밝히고 사죄한 바 있으나, 2013년 이후 추도식에서는 아베 신조·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기시다 총리가 가해와 반성을 말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언급 필요성 여부를 질문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5년 발표한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사람들에게 다대(多大)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면서 "통절한 반성의 뜻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이 전쟁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50%가 '없다'고 했고, 49%는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일본이 전쟁할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3년 전에는 32%였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 일본이 핵 공격의 대상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있다'는 응답자 비율이 74%로, '없다'를 택한 25%보다 훨씬 많았다. 이와 관련해 응답자의 80%는 핵무기의 보유·제조·반입을 금지한 '비핵 3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견지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은 19%였다.
일본이 전쟁하지 않는 국가로 존속하기 위해 필요한 점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32%가 '평화외교에 힘을 기울인다'를 택해 1위에 올랐다.
이어 '전쟁 포기를 내건 헌법 9조를 지킨다'(28%), '방위력을 증강해 다른 나라로부터 공격받지 않도록 한다'(21%)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8월 15일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며 공물 대금을 봉납했고, 패전일 추도사에서도 '반성'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유감을 표명하자 일본 정부는 "어느 나라든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에게 존경의 뜻을 표명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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