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에코프로 '황제주'·포스코 '시총 5위'···2차전지가 달군 7월 증권시장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배터리 기업 성장 기대감 작용
원료공급과 양·음극재 생산, 리사이클링까지 수직 계열화
증권가 "높은 변동성, 과열 양상 경계해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에코프로 종가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에코프로 종가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2차전지 투자가 7월 증권시장을 달궜다. 2차전지 산업의 견고한 성장세와 국내 유망 기업이 시장 패권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감이 시가총액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 주당 100만이 넘는 '황제주'가 16년 만에 등장했다. 에코프로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6일 150만원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급락한 에코프로 주가는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해 황제주 자리를 되찾았다. 2차전지로 영역을 확장한 포스코그룹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시가총액 5위(28일 기준)에 진입했다.

이같은 현상은 당초 증권가 예상을 빗나갔다. 에코프로의 경우 최근 3개월 내 발표된 증권가 목표주가 평균은 50만원 이하로 실제 종가와 2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도 잇따라 상향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2차전지 기업 주가 고공행진은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지원 대상에 국내 양극재 기업이 포함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인 북미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54.8% 증가했다.

특히 에코프로와 포스코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면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이들 기업은 양극재 생산은 물론 원자재 공급 및 배터리 리사이클링까지 산업 밸류체인을 형성해 경쟁력을 제고한 것.

에코프로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은 니켈 함유량을 높인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양극재를 주력으로 한다. 또 양극재를 만드는 주 원료인 수산화리튬을 양산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핵심 중간재에 해당하는 전구체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두고 있다. 에코프로씨엔지는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원료를 재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포항에 설립한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내 관련 계열사를 밀집해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해외 투자를 통해 광물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리튬, 니켈, 전구체 등 양극재 원료와 더불어 음극재에 들어가는 흑연도 장기 공급이 가능하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최근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을 준공해 배터리 원료를 회수하는 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지역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아직 초창기고 잠재력은 더 크다. 선도기업들은 양극재 생산 수직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불확실성을 낮췄다는 면에서 강점을 지닌다"고 했다.

한편, 이달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과 과열 양상을 보인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보증권은 '2023년 8월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인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로 인한 수급 유입과 고평가 부담으로 인한 공매도 간의 세력 다툼이 지속되며 증시 변동성은 여전히 클 것으로 판단한다" 이라며 "단기 수급을 따라가기보단 차분히 산업과 기업들의 펀더멘탈(핵심 가치)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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