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청와대 모인 역대 대통령 가족, 통합의 ‘대통령 문화’ 정립하자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 가족들이 청와대에서 만나 청와대 개방 1주년 특별전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를 함께 관람했다. 역대 대통령의 며느리, 아들들은 전시를 관람한 뒤 "이런 만남은 우리 정치사에서 처음"이라며 "자학(自虐)과 부정의 대통령 역사관에서 벗어나 통합과 긍정의 대통령 문화를 다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대통령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없었던 만큼 이번 만남은 의미 있게 다가온다. 특히 자학과 부정의 대통령 역사관 탈피, 통합과 긍정의 대통령 문화에 대한 역대 대통령 후손들의 이구동성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던져준다.

우리 역대 대통령들은 자유민주주의, 한미동맹,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취를 이뤄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를 이끌었던 주인공들이다. 2차대전 후 독립한 140여 나라 중 산업화와 민주화에 동시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가 된 데엔 역대 대통령들의 공(功)이 컸다. 잘못과 허물도 있지만 대통령으로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격렬한 싸움에 역대 대통령들을 끌어들이고, 정치 지도자들이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은 무시하고 잘못만 철저하게 부각한 탓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의 기념관조차 갖지 못한 것이 이 나라의 부끄러운 현실이다. 우리 학생들이 링컨 등 미국 대통령을 다룬 위인전은 읽으면서 정작 우리 역대 대통령들의 위인전은 없어 읽기 어려운 나라다. 대한민국 국격(國格)에 부합하지 않은 모습들이다.

자학적이고 약점 찾기에 치중했던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역사관과 대통령 문화를 청산할 시점이다. 국민 통합은 물론 나라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역대 대통령들의 공적과 리더십을 국가 자산(資産)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해야 한다. 역대 대통령 후손들의 특별한 만남과 웅숭깊은 메시지가 그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통합과 전진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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