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공기(公器)라 부를 수 있는 공영방송 만들라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 특보가 지난 28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가운데 '6기 방통위'가 오는 9월쯤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인 '미디어 공정성·공공성 확립 및 국민 신뢰 회복' 작업에 본격적으로 탄력을 붙이는 인선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후보자가 지명되자마자 야당의 거센 반대에 직면했지만 청문회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새 방통위가 돛을 올리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지명된 직후 서울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대한민국에도 BBC 인터내셔널이나 일본 NHK 국제방송처럼 국제적으로 신뢰받고 인정받는 공영방송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넷플릭스처럼 거대 콘텐츠 유통 기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 미래와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에 이 방향에는 진보와 보수,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발언, 공영방송 개혁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음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신뢰'와 '인정'이라는 어휘를 소환하면서 우리 공영방송의 미래적 좌표를 제시, 공영방송에 대한 환골탈태 수준의 대수술을 천명했다. 이 후보자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아도 절대다수 국민들이 공영방송과 관련, 정파적 편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시청료를 꼬박꼬박 받아가는 KBS만 봐도 윤석열 대통령 방미 기간 중 라디오에다 야당 성향 출연자를 여당보다 무려 7배나 더 많이 출연시켰다.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마저 이미 상실한 상황이다.

이 후보자가 이끄는 새 방통위는 공영방송이 공기(公器)라는 신뢰의 지위를 복원할 수 있도록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 특정 정파에 기울어진 방송이라는 편향성부터 극복, 공정의 위치를 회복시켜야 한다. 특정 정파의 목소리에 좌지우지되는 공영방송 구조를 방치해 놓으면 여론 왜곡이 선거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획득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되고 민주주의의 붕괴로 이어진다. 새로이 출범할 방통위의 어깨 위에 우리 민주주의의 명운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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