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어려운 때일수록 사회적 약자 지원 강화 바람직하다

극한 폭우에 이어 폭염이 이어지면서 상추 가격이 한 달 새 3.2배 폭등하고 시금치·미나리 등 각종 채소 가격도 2배나 뛰는 등 생활물가가 치솟고 있다. 서민 경제는 아직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와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한 고통도 어렵고 힘든 사람일수록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35℃를 뛰어넘는 '극한 무더위' 속에서도 잇따라 오른 전기 요금 탓에 에어컨을 켜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라는 것이 서민들의 솔직한 속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8일 제70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열고, 생계급여 등 73개 복지사업 수급자를 정하는 잣대인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6.09% 인상했다. 생계급여 선정 기준도 기준 중위소득의 30%에서 32%로 높였다. 이번 생계급여 확대로 10만 명이 새로 혜택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준 중위소득과 생계급여 선정 기준이 함께 오르면서 생계급여 인상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년도 기초생활수급자가 받는 생계급여(최저생계비)는 4인 기준 최대 월 183만3천572원으로 올해 대비 역대 최대 폭인 13.16% 오른다. 매월 최대 21만 원을 더 받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5년간(2018~2022) 올린 생계급여액 19만6천110원보다 많다. 윤석열 정부는 취약계층을 두텁게 지원한다는 '약자 복지' 원칙에 따라 지난해 5.47%에 이어 2년 연속 생계급여를 대폭 인상했다. 이에 따라 정부 재정은 올해보다 2조 원 이상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기준 중위소득이 올라가면서 생계급여 이외에 주거급여, 교육급여, 의료급여 등 4대 급여가 모두 인상된다. 특히 전·월세를 지원하는 주거급여 대상은 내년부터 기준 중위소득의 47% 이하에서 48% 이하로 확대된다.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인정액 275만358원 이하면 내년부터 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여전히 불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긴축 재정의 기조 속에서도 불필요한 낭비 요소를 최대한 억제하고 사회적 약자 지원을 1순위에 둔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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