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전북 장수군에서 발생한 지진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와 기상청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대본은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과정에서 '전북'과 '전남'을 혼동하는 실수를 범했고 기상청은 지진 규모가 당초 4.1에서 3.5로 수정되는 과정에서 이후 정보를 안내하지 않았다.
30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기상청은 29일 오후 7시 7분쯤 장수군 북쪽 18km 지역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반도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 발생은 이례적이어서 전국민에게 긴급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문자 발송 시간은 오후 7시 8분으로 매우 빠른 편이었다.
문제는 이후 대응이었다. 행정안전부는 지진이 발생하자 상황 파악과 긴급조치를 위해 이날 오후 7시 10분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 8시 26분에는 '전남 장수군에서 발생한 지진(규모3.5)으로 현재까지 피해 미발생, 추가 지진 시 지진행동요령(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라 침착하게 대응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전북 장수군'을 '전남 장수군'으로 잘못 표시한 것이다.
중대본은 20분 뒤인 오후 8시 46분 수정 문자를 발송했다. 지진이 발생한 지 1시간 19분 뒤에 보낸 문자에 지역 표기를 틀렸고 이를 수정하는 데도 20분이나 소요된 셈이다.
지진 발생 직후 지진 규모를 4.1이라고 밝힌 기상청은 5분 뒤인 오후 7시 13분 지진 규모를 3.5로 수정했다.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 자동분석 시 규모 4.1로 판단돼 전국에 긴급재난문자 발송했다가 추후 분석을 통해 3.5로 조정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이런 사실을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국민들에게 직접 알리지 않고 관계 기관에만 전달했다. 전국민에게 대형 지진이 발생한 것처럼 재난문자를 보내고 이후 수정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이다.
전주기상지청은 "규모 4.0 이하의 지진은 전국민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보내는 사항이 아니어서 유관 기관에게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대본은 이번 장수 지진으로 4건의 피해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30일 오전 6시 기준 신고된 지진 피해는 장수군 2건,진안군 2건이다.
장수군에서 발생한 지진은 올해 한반도 발생한 지진 중 3번째로 크다. 장수군 인근 지역은 1978년 지진 관측 이후 3.0 이상 지진이 10차례 발생했다. 가장 큰 규모는 2012년 5월 11일 무주군 동북동쪽 5㎞ 지역에서 발생했다. 규모는 3.9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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