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어린이 영어 교육

최인희 안동과학대 교양학부 교수

최인희 안동과학대 교양학부 교수
최인희 안동과학대 교양학부 교수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주요 관심사인 외국어 습득에서 적정 연령의 시작 시기, 영어 교육에서 엄마의 역할에 대해서 모색하고자 한다.

영어 교육의 적정 시기는 아이의 추상적인 개념, 새로운 언어에 대한 유연성과 적극성을 고려할 때 여섯 살 이후에서 사춘기 이전이다. 이때는 발성기관이 굳어지지 않아서 발음을 연마하기에 유리하다. 조기 영어 열풍은 아이만 시달릴 수 있으므로 시기보다는 방법이 중요하고 효율성을 따져야 한다. 무조건 어려서 시작했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유아에게 부적합한 학습 방법으로 인한 스트레스, 학습 거부, 언어 장애 등의 부작용 사례가 있다.

서너 살 어린이에게는 분석적으로 가르치기보다는 경험이나 놀이를 통하여 영어 동화, 영어 동요, 영어 비디오 등 시청각 자료를 보여 준다. 영어유치원을 보내기 전에 일반 유치원을 다니면서 사회성을 키워 주면 영어 환경에도 빨리 적응할 수 있다. 지적 능력과 언어 능력, 인성을 충분히 개발시켜 주고 나서 영어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엄마의 역할이다. 매일 30분씩 일정한 시간을 정해 놓고 점점 시간을 늘려서 하고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아이의 영어는 조급증에 울고 인내심에 웃는다. 엄마가 흔들리면 아이의 영어도 흔들린다. 우리 아이 영어 점수와 옆집 아이 영어 점수를 비교하지 않는다. 여유를 가지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기다려 준다.

엄마는 '내가 유창해야 영어를 가르치지 발음이 안 좋아서 못 가르친다'로 반문하는데 뛰어난 실력보다는 반복된 표현으로 익힘으로써 엄마도 훌륭한 영어 교사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이의 말문을 열어 주는 노하우는 완전한 영어 형식으로 질문하고 칭찬과 격려로 다독거려 주는 것이다.

엄마는 영어로 아이들과 놀아줌으로써 아이들이 배움이 아니라 놀이로서 부담 없이 영어를 대하게 한다. 공부가 아니라 놀이에 슬쩍 끼워 넣듯이 무의식중에 영어 한마디를 툭툭 던진다. 이와 같이 엄마의 역할은 엄마와 아이 간의 상호작용(meaning negotiation)이다.

영어 공부는 일직선상으로 연계성 없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반복과 반복할 때마다 확장된 형태로 이어져 간다.

제2언어 습득은 복잡다단한 현상이다. 훈련과 원리의 이해를 바탕으로 좋은 교재와 좋은 교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모국어는 외국어를 배우는 데 방해가 되지 않고 모국어는 외국어를 익히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반이 된다. 영어 공부가 필요하지만 국어도 제대로 모르는 아이에게 무조건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제대로 된 국어 학습을 통한 영어 학습을 하면 흐름이나 뜻을 이해하기가 쉽다.

온라인 학습을 활용하면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고 영어의 교육적인 고민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단어와 점수에 얽매이지 말고 단어를 무조건 암기시키려 하지 말고 문장의 흐름을 통해서 이해하게 한다.

언어는 코드가 아니다. 언어는 하나의 삶이고 문화이고, 문화를 경험하면서 사회성을 발전시키면서 상황에 대한 언어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위의 여러 가지 기저의 요인들을 고려해서 올바른 어린이 영어 교육이 이루어지면 어린이는 언어를 창조적(creative)으로 구성하여 우리가 목표로 하는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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